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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 5기의 영원한 챔피언, 권투선수 홍수환[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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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의
영원한 챔피언
홍수환
2008 한국권투인협회 회장
2003 경인방송 복싱 해설위원
2002 공군사관학교 복싱 특별강사
1995 KBS 권투 해설위원
1992 한국권투인협회 부회장
1981 김철호, 장정구 트레이너
1977 WBA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1974 WBA 밴텀급 챔피언
1971 OPBF 밴텀급 챔피언
■ 홍수환은 누구
홍수환은 1950년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태어났다. 장난꾸러기였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복싱을 좋아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홍수환은 아버지가 좋아했던 복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했다. 그리고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을 꺾고 세계 정상에 서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여러 지역을 다니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활동을 하고 있고, 2012 런던 올림픽을 맞아 MBC에 해설위원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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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수환아, 대한국민 만세다"
홍수환은 1950년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태어났다. 4남3녀 가운데 둘째 아들, 전체 순서로는 넷째였다. 장난꾸러기였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골목 대장을 도맡아 했지만 그렇다고 주먹이 뛰어나게 세지는 않았다. 복싱에는 관심이 없었다. 야구를 좋아해 동네에 야구 팀을 만들기도 했다. 복싱은 아버지가 좋아했다. 대학생이던 큰형 대신 어린 홍수환을 자주 복싱 경기장에 데려 갔다. 홍수환이 중학교 2학년이던 해,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죽음은 홍수환에게 큰 충격이었다. 동네에 붙어 있는 복싱 경기 포스터만 봐도 아버지가 생각났다. 홍수환은 아버지가 좋아했던 복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살에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반대했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면 반대하셨을 거다. 나도 물론 별다른 계기가 없었으면 공부나 계속했지 복싱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을 테고. 어머니에게는 공부를 잘하면 복싱도 남들보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설득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가 않았다. 학생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지고 아마추어 대회 나가서도 지고. 선생님이 프로로 나가라고 했는데 데뷔전에서 비기고. 어머니가 어느 날 ‘수환아, 한 번은 이기고 그만 둬라’고 하시더군.”
그가 온 국민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WBA(World Boxing Association)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을 꺾고 세계 정상에 서면서부터다. “아놀드 테일러라는 선수에게 초청을 받은 경기였어. 내가 당시에 세계 랭킹 2위였는데 그쪽에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선수가 있다니까 허울만 좋은 2위라고 생각했나 봐. 1차 방어전은 쉽게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날 부른 모양이었어.”
해외에 나가는 게 쉽지 않았던 시절인 데다 홍수환은 일등병으로 군 복무 중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복싱을 좋아했기 때문에 홍수환은 관계 기관의 허락을 받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수 있었다. 경기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까지 바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 서울, 도쿄, 홍콩, 스리랑카, 세일추일스, 요하네스버그를 거치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비행기를 6번이나 갈아 탔다. 긴 비행에 지쳐 더반에 도착했을 때는 이겨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테일러를 이기고 세계 챔피언이 될 거라는 확신 같은 건 없었어. 그런데 세계 챔피언이 돼 돈 벌 욕심은 있었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미군 부대 식당에서 일하면서 고생하니까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려야겠다’라는 생각도 있었고. 지금 그때 경기를 한 동영상을 보면 정말 헝그리 정신 같은 게 주먹에 있더라고.”
당시에는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길이 전혀 없었다. 키가 큰지 작은지, 어떤 식으로 주먹을 쓰는지도 몰랐다. 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 소리가 울리면 링에 올라 때리고 라운드를 더해가면서 조금씩 상대 선수를 파악하는 식이었다. 이런 형편이었으니 극복하고 이겨야 하는 상대는 상대 선수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홍수환은 경기 전 아놀드 테일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세계 챔피언이 된 아놀드 테일러가 트레이너를 바꾸면서 사이가 틀어진 전 트레이너가 홍수환을 찾아왔다. 그는 홍수환에게 계속 움직이라고 말했다. 아놀드 테일러가 스트레이트를 갑자기 뻗어 치니까 그래야 한다고. “그 말을 듣고 신나서 한국에서 같이 온 김준호 선생님에게 고급 정보를 얻었다고 얘기했어. 다 이긴 경기라고. 선생님이 무슨 정보를 얻었냐 길래 테일러의 전 트레이너가 찾아와 계속 움직이라고 했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인마, 계속 움직이는데 왜 맞냐’며 화를 내시더라고.”
홍수환은 1회부터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으로 전략을 짰다. 뚝심 있게 뻗은 주먹에 아놀드 테일러가 넘어갔다. 1회, 5회, 14회, 15회 4번이나. 그리고 홍수환은 승리했다. 15회를 마치고 이겼다는 것만 겨우 확인할 수 있었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홍수환의 귀에 중계방송용 이어폰이 끼워졌다. 이어폰에서는 “수환아”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승리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홍수환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말했다. 홍수환이 이기고 3시간쯤 뒤 국내에 홍수환의 경기가 중계됐다. 아침 6시 무렵 버스를 타고 출근과 등교를 하던 이들에게 경기 중계는 물론 홍수환과 그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통쾌한 경기 결과만큼 모자의 대화도 시원했다. 챔피언이 됐다는 홍수환의 말에 어머니는 감격에 젖은 목소리로 “그래 수환아,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답했다. 이른 아침 아직 잠에 취해 있던 이들을 깨우는 목소리였다.
이러한 그의 복싱 인생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고, 가장 감동적인 때는 1977년 파나마에서 벌어진 WBA 주니어 페더급 타이틀매치였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그는 '4전 5기의 신화'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옥에서 온 악마'에게 네 번 쓰러지고 다섯 번 일어서다
그의 강연을 듣는 이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이야기는 1977년 파나마에서 벌어진 WBA 주니어 페더급 타이틀매치에 관한 것이다. 그 경기는 홍수환이 절치부심하고 나선 경기였다. 그의 복싱 인생에서 최대 적수인 알폰소 자모라에게 연이어 두 번이나 진 후였기 때문이다. 홍수환이 1974년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자 자모라가 거액의 대전료를 제시하며 도전했다. 홍수환은 생애 첫 타이틀을 가진 지 1년도 채 되지 못해 타이틀을 빼앗기고 만다.
울화통이 터진 홍수환은 제대한 뒤 훈련에 매진하며 리턴매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타이틀매치에서 KO로 처참하게 진 탓인지 홍수환의 후원자로 나서는 이가 없었다. 홍수환은 자비를 들여서 1976년 자모라를 인천의 선인체육관으로 불러들였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하늘은 그의 편이 돼 주지 않았다. 결과는 판정패였다. 연이은 패배로 홍수환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니어 페더급으로 체급을 올리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세계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홍수환의 상대인 파나마의 헥토르 카라스키야는 11전 11KO승의 무시무시한 전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옥에서 온 악마’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강한 주먹의 소유자였다. 1라운드를 근근이 버틴 홍수환은 2라운드에서 카라스키야에게 연이어 맞으며 4번을 쓰러졌다. “4번쯤 다운 당하고 나면 꿈꾸는 거 같이 멍하고. 링 줄이 막 움직이고 링 바닥이 쓱 나한테 올라오고. 그런데 그때는 뭐라 그럴까.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는데 한 방은 날려야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경기장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카라스키야가 홍수환을 꺾으면 파나마는 동시에 4명의 선수를 세계 챔피언으로 보유하는 상황이었다. 총기 소유가 가능한 나라였기 때문에 관중들은 총을 천장에 쏴 대며 기뻐했다.
3라운드의 공이 울렸다. 승패보다 홍수환의 상태가 염려가 된 트레이너는 피투성이가 된 홍수환에게 1라운드만 더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하라고 지시했다.
“선생님한테 욕 먹었지. 왜 그렇게 기다리냐고. 그냥 1라운드만 더 뛰고 말라고. 선생님은 마음이 아픈 거지. 만약 내가 가르친 녀석이 링 위에서 쥐어 터지다 4번 쓰러졌으면 난 그냥 타월 던졌을 거야. 근데 선생님은 내가 이길 수 있다는 걸 믿었고 나도 ‘에라 모르겠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편치를 휘둘렀는데 그게 제대로 맞은 거지.”
카라스키야는 홍수환의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고 흔들렸다. 기회를 잡은 홍수환은 휘청거리는 카라스키야를 쫓아가 짧은 라이트 어퍼컷으로 카라스키야의 턱을 들어올렸다. 2라운드까지 펄펄 날던 카라스키야는 홍수환의 강한 펀치에 충격을 받고 넋을 잃은 듯 로프를 등진 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홍수환은 강력한 왼손 보디블로를 터뜨렸고 카라스키야는 한두 발 뒤로 물러나더니 그대로 무너졌다. “경기 상황이 순식간에 180도 역전됐지. 파나마는 경사 날 줄 알았는데 초상난 거고, 우리나라는 초상난 줄 알았는데 경사 난 거고. 파나마에는 내가 찬물도 보통 찬물을 끼얹은 게 아니지.”
<네이버캐스트 :: 4전5기의 영원한 챔피언 복싱선수 홍수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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