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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빅마마 이혜정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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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빅마마 이혜정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파인드강사 2013. 2. 7. 15:22

 

 

강사섭외/기업특강/명사섭외/유명인 초빙

기업,관공서 교육 강사 정보 제공 1위 '파인드강사 www.findks.com'와 함께 하세요.

 

 

(요리연구가)

2011.09 제18회 세계 김치문화 축제 홍보대사
2009~ 서울예술전문학교 외식조리학과 학과
2009~ 서울예술전문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
2009 아그로수퍼 돈육 홍보대사

 

 

'빅마마' 이혜정 "요리는 철학선생님이자 인생선생님"

 

 

 

 

 

 

 

 

 

 

 

의과대학 출신이지만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시간이 행복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맛 좋은 영양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부 엌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는, 솜씨 좋은 주부였습니다.

그녀의 손맛은 동네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마침내!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워보기로 했죠.

마흔…! 적지 않은 나이에 도전하는 일…이왕이면 제대로 하고 싶어서, 미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의 요리학원을 순회하며 각국 정통 요리법을 익혔습니다. 그뿐인가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황혜성 선생께 궁중요리를 사사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요리에 대한 철학 때문입니다. 테크닉을 달달 외워 만드는 요리가 아니라, 마음을 배운 후 테크닉을 익혔다는 요리 연구가…….

그래서 ‘몇 큰 술 넣으라’는 주문 대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하라고 말하는 사람, 빅마마라는 별명만큼, 손도 크고 마음도 큰 이혜정 씨를 6월 22일 CBS 손 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표준FM 98.1Mhz 월~토 오후 4시 5분)에서 만나보았습니다.

 

◇ Best of Best, 빅마마 요리법


▶ 이제 여름인데, 입맛 떨어질 때는 뭘 먹으면 좋을까요?

여름에 삼계탕을 먹는 이유가 있어요. 지방도 가장 작고 단백질이 가장 높기 때문에, 배용준씨가 닭 가슴살 먹고 욘사마를 만들었다고 하잖아요. 소화력도 도움이 돼요. 지금이야말로 닭을 이용한 음식을 많이 드시면 여름을 이기시는데 도움이 되고 또 닭을 고아서 드실 여력이 없으시면 계란을 먹기에도 좋은 시기에요. 대신 너무 익히지 말고 흰자만 익을 정도로 드시면 완전식품이고 보양식의 첫 번째가 되죠.

▶ 한때는 계란에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꺼려했는데, 계란을 하루에 어느 정도 먹으면 돼요?

계란은 하루에 1개만 드세요. 2개도 너무 많고, 소화를 잘 못하시는 분들은 흰자만 익혀서 1개 정도, 그것도 아침 일찍 드시면 소화시간이 길어지잖아요. 그러면 필수아미노산을 다 드실 수 있는 최고의 식품이에요.우리가 습관처럼 소금을 뿌려서 드시면 소금에 있는 나트륨과 계란에 들어있는 인이라는 성분이 만나서 콜레스테롤을 빨리 만들거든요. 그러니까 소금보다는 간장에 식초를 조금 넣은 초간장을 찍어서 드시면 노른자에 있는 구리, 인마저도 몸에 안 쌓이니까 콜레스테롤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드세요?

그 전에는 정말 그렇게 먹었는데 요즘은 들쑥날쑥해요. 단, 아침에는 절대로 거르지 않아요. 많은 분들이 저한테 충고하시기를 저녁을 덜 먹으면 날씬해질 수 있다고 하셔서 저녁은 가급적 덜 먹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보면 챙겨먹고 있더라고요.(웃음)

▶ 이혜정씨 요리 프로그램이 다르다는 말을 듣잖아요. 이건 몇 티스푼하면서 티스푼으로 다 재서 하는데 ‘난 이거 좋으니까 많이 넣을래요.’ 하는 것들이 옛날 우리 어머니들 요리법 같기도 해요. 초보자들은 요리책 보면서 그 부분에서 부딪히거든요.

다들 그렇게 말씀들 하세요. 제가 “적당히 넣으세요” “지금 내 혀의 상황하고, 내 혀가 뭘 하라고 하는지 의논하세요” 이렇게 하는데, 저는 음식이 정형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지금 어떤 분하고 나눌 것인지, 어떤 마음으로 만드는 것인지 생각하셔서 많이 피곤할 때는 단 게 좋다고 몸이 느끼잖아요. 그럴 때는 그냥 달게 하셔도 돼요. 몸이 헛헛하다고 느낄 때는 버터나 기름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한 번쯤 느글느글하게 먹는 거예요. 그런 다음에 내가 기름을 많이 먹었으니까 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시큼한 차 한 잔 먹으면 지방은 몸 밖으로 쫓겨 가거든요. 그런 공부를 조금 하시면 굳이 그렇게 싱거워야 해? 달아야 해? 짜야 해? 하지 않아도 조금 싱거우면 어때요? 기분대로 편안하게 하시고 다음번에 그 음식을 할 때 조금 싱거웠던 기억이 있으면 소금 더 넣으면 돼지요.


◇ 내가 원하는 음식, 몸이 가장 잘 알아

▶ 몸이 당기는 대로 하라는 말씀이신가요?

밥 맛 없을 때 장아찌를 밥에 물 말아서 먹잖아요. 그냥 생각하기에 ‘그게 무슨 영양이 있어? 탄수화물에, 짠 소금인데?’ 라고 하는데, 몸은 탄수화물에 소금만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 몸은 ‘지난번에 단백질이 부족했잖아’ ‘비타민이 부족했잖아’ 하고 반드시 알려줘요. 그러면 그때는 나물 무쳐서 밥에 고추장 비벼서 드시면 되고요. 요즘에는 너무 웰빙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건지 생각하면 버터보기를 원수 보듯 하잖아요. 설탕을 아주 흉물스럽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모든 영양소는 저한테 다 필요한 거예요. 저는 버터 많이 먹은 날은 줄넘기를 꼭 해요. 이 몸을 갖고도 열심히 뛰는데 그런 식으로 상쇄되는 것을 지혜롭게 가져가면 먹는 것 때문에 기름도 안 돼, 탄 것도 안 돼 할 필요가 없어요. 그 스트레스가 더 힘들게 하거든요.

▶ 예전에 인터뷰를 할 때 뭘 먹느냐는 질문에 아무 거나 먹는다고, 밤에도 일어나서 라면도 끓여먹는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밤에 라면을 먹고 싶을 때는 라면 삶은 국수를 물에 한 번 헹궈내시고 우유를 조금 넣어서 드시면 좋아요. 라면에는 소금함량이 많잖아요. 우리 몸에 나트륨이라는 성분을 우유의 단백이 몰아내줘요. 그렇게 드시면 붓지도 않고 소화도 잘 되요.

▶ 요리연구가이시니까 저울이나 계량컵, 계랑 스푼 등 조리 기구를 쓰시지요?

쓰기는 써요. 그런데 워낙 주부로 살다 보니까 요 정도면 한 큰 술 되겠구나, 요 정도면 작은 술 되겠구나 감으로 알죠. 저는 티스푼을 든 것 자체가 속상해요.왜냐하면 딱 그렇게 정해진 양만 주면 가는 마음이 그냥 그저 그런 것 같아서요. 된장 풀 때도 한 숟가락 푹 푸잖아요. 그렇게 만든 음식이 제일 행복해요. 사람들이 저보고 세련되게 만들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손으로 만든 것보다는 마음이 가 있는 음식이면 좋겠다 싶어서 무조건 넉넉히 많이 해서 나눠먹고 또 남으면 어때요?

▶ 우리 음식은 계량컵으로 덜어서 하는 음식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럼요, 예전부터 엄마가 된장 항아리에 가서 푹 퍼서 하셨잖아요. 고추장도 한 숟가락 떠서 오이는 물에 씻어서 그냥 먹었던 문화잖아요. 저는 그게 가장 나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초보자에게 가르칠 때 “한 큰 술이 대강 이 정도니까 연습을 하세요.” 이런 건 그냥 일러드리는 거고 그 다음부터는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내가 가장 즐거울 수 있는 방법으로 하시라고 권해요.

▶ 서양음식, 중국음식, 일본음식도 해 보셨으니까 잘 아실 것 같은데,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나라마다 문화에요. 프랑스 사람들은 정확하게 계량 기구를 쓰라고 가르치고 이태리 사람들은 네 기분이 어때? 네 감정이 너한테 뭘 하라고 그래? 이렇게 가르쳐요. 저도 그 사람들의 즐거움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해요. 내 마음이 뭘 원하지? 이렇게 생각을 하지요.중국 사람들은 책 자체에 계량이라는 게 없어요. 그저 센 불에 간장, 설탕, 청주 이렇게 하지 얼마에 얼마, 이런 게 없어요. 일본도 정확하게 계량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너무 얌체 같아요. 자기들이 하라고 한 레시피 밑에다가 반드시 ‘네가 좋아하는 것에 따라서’ 이렇게 얌체처럼 애매한 걸 써놔요. 그러니까 저는 아예 계량을 무시하고 좋아하는 것을 따라서 보고 재료도 넣고 싶은 것만 넣지요. 꼭 그렇게 해야만 스키야키(일본전골찌개)가 되고 샤브샤브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 우리 음식에서 찾은 ‘禮’와 ‘道’

▶ 음식은 자기 수양이라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제가 특히나 우리음식을 하면 이건 ‘도(道)’다, 일본 사람들이 자기들 차를 예(禮)라고 해서 차도, 차례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그것을 우리음식을 하면서 그 말의 뜻을 찾아와요. 정말 세계 어느 나라 음식을 해도, 특히 중국은 음식을 표현하기를 ‘쿠쿠쿠쿡’ 하잖아요. 우리 음식은 전부 체를 쳐야 하고 전부 거즈에 걸러야 하고 뭐든지 약한 불에서 기름기 없이 가야하는데, 그런 걸 하면서 참 많은 생각과 반성도 하게 되요. 우리 음식은 들뜨면 안 되는 것 같아요.

▶ 우리나라처럼 체를 많이 치는 나라가 있나요?

세계 어디에도 없지요. 그래서 외국 요리사가 자기네는 급이 있어서 별이 다섯 개라고 하면 저는 무조건 그 앞에서 도마 놓고 칼로 ‘탁탁탁탁’ 체를 쳐요. 그러면 다들 네가 제일이다, 기가 죽어서 ‘와~’ 하고 온갖 찬사를 다 주거든요. 그걸 보면서 “이게 우리 음식이야” “이게 한국 음식이야” 이러면서 자랑을 하지요.

▶ 옛날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요리하시는 거 보면 정말 예술이잖아요. 체를 치시는 거 하며, 재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신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물론 기술적인 면도 우리음식이 그렇기는 하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남편과의 관계에서 이 음식으로 수양을 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해요. 남편하고 싸우고 남편이 출근할 때 뒤에다 대고 소리 빽 지를 때 있잖아요. 저는 분명히 이유가 있어요. 그런데 그걸 차근차근 이야기하지 못하고 소리를 빽 지르는 걸로 다 쏟아내 버리고 나서 남편이 들어올 때쯤 돼서 겁이 나고 두렵기도 하잖아요.미울 때나 그런 마음이 들 때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려고 애를 써요. 뭐를 좋아하는지 생각하면서 된장찌개라도 따끈하게 지져서 내가 미안했던 마음을 전해야지, 아니면 아침에 남편한테 당해서 오늘 들어오면 죽을 줄 알아, 이러면서 아주 맵고 짠 음식을 해 놓잖아요. 그런데 그걸 준비하면서도 결국 남편한테 ‘아, 이 사람은 두부를 잘게 썰어놓은 것을 좋아하지’ ‘매운 풋고추가 들어가는 걸 좋아해’ 이러면서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래도 이렇게 고맙게 해 준 사람, 그래도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이러면서 저를 자꾸 다스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리하는 이런 마음이 없었으면 지금하고는 다른 사연이 있는 사람이 되어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요.

▶ 부부가 남과 다른 게, 매일 밥상에 앉아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거잖아요. 화해의 방법으로 음식만큼 좋은 게 없을 거 같아요.

그러더라고요. 남편도 이제 들어오면서 눈치를 슬슬 보잖아요. 갈 때는 큰소리치고 갔지만 눈치 보면서 밥이라도 주려나? 이러고 앉아있는데 자기 마음을 헤아린 음식을 해 놓으면 그냥 별 얘기 없어도 그게 고마워서 엉뚱한 소리 하면서 화해를 하더라고요.그래서 저는 젊은 분들한테 싸울수록 밥 해주라고 해요. 그러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고 고맙다는 말 안 해도 그저 묻어가니까 좋은 방법이라고요.


◇ 엄마 피해 달아난 굴의 호랑이 남편

▶ 요리 시작하신 게 좀 늦으셨어요.

24살에 연애결혼을 했는데 제가 결혼할 때 남편과 약속을 했어요. 결혼할 때 남편과 아무런 조건도 없었고 첫 번째 요구가 우리 열심히 살자는 거였는데 큰 소리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두 번째는 좋은 엄마이기를 원했어요. 시어머니께서 산부인과 의사를 하셨는데 남편이 늘 엄마가 그리웠나 봐요. 한 건물에 살았지만 학교 갔다 오면 얼굴 보고 올라가고, 속상했던 건 김치 맛이 이상하다고 하면 아주머니가 바뀌셨대요. 그래서 가슴이 시리도록, 저리도록 엄마가...엄마가...이렇게 했다고 해요.

▶ 남편도 의사시죠?

예,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 결혼할 때 학생이셨어요?

남편이 레지던트 2년차 때 결혼했는데 첫 번째 만난 날 저한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자기는 누구와 결혼하든 어떤 조건도 없지만 좋은 엄마일 수 있느냐고요. 그래도 내가 눈에 설지 않았구나, 남편 인물이 저보다 낫거든요.(웃음) 한 50점은 맞았나 보다 얼른 생각하고 큰 소리로 “그럼요, 저는 엄마 할 거예요.” 그때는 사실 일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남편이 너무 괜찮더라고요. 그렇게 할 거라고 해서 만남이 시작이 되었는지, 좋은 인연이 돼서 결혼했어요.

▶ 결혼할 당시 이혜정 선생님은 무슨 일을 했어요?

그때는 의과대학을 다니는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마무리를 다 못하고 시집을 갔지요. 가서 그냥 주저앉았죠.(웃음)

▶ 그렇게 좋으셨어요?(웃음)

그게 아니고 저는 친정어머니가 너무 호된 분이시라서 엄마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에, 여우를 피한다고 갔더니 범을 만난 거예요. 어쩌면 남편이 엄마와 그렇게 똑같은지요. 친정 엄마가 원칙론자세요. 어떻게 세상을 허투로 살아, 바르게 살아, 그리고 이건 돼, 안 돼가 너무나 분명하신 분이셨는데 제가 너무 숨이 턱턱 막혔어요. 그래서 빨리 시집가고 싶다고 24살 안에는 아파트 현관문을 나가도 꼭 나갈 거라고 했어요.(웃음)그러니 남편이 결혼하자고 했으니 얼마나 횡재한 거겠어요. 그래서 따라 갔어요.그런데 신혼여행 첫 날부터 저를 엄마의 훈련방식대로 잡기 시작하는데요, 정말 사느라고 죽을 뻔했어요.(웃음)

▶ 예를 들면 어떤 점이 그랬어요?

제가 시장에 가서 생선을 보잖아요. 그러면 정말 생선 눈이 팔딱팔딱 살아있어서 제가 이 생선이 너무 싱싱하다고, 살았다고 하면 옆에서 그래요. 죽은 지가 얼마 안 돼서 싱싱한 거지, 죽은 게 어떻게 살았느냐고. 그런 작은 말 한 마디가 세상으로 하여금 당신을 혼돈스럽게 한다고, 그렇게 말 하지 말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 너무 속이 상하잖아요.그리고 제가 1시쯤 남편하고 어디를 간다고 하면 그 사람은 10분전에 가스 불 끄고 다 정리를 하죠. 그런데 여자들이 어디 그런가요? 2분만 되면 팔짱을 끼고 지금 그냥 2분이 가버렸다는 거예요. 숨이 너무 막혀서 이건 내 발등, 내가 찍었다에요. 그래도 지금 살고 있어요.(웃음)

▶ 어떻게 극복했어요?

못 견뎠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를 빨리 낳았어요. 처음에는 갈등도 했어요. 고씨네가 이렇게 대단하구나. 그런데 아버님을 보면 남편하고 너무 다르신 거예요. 저렇게 훌륭하신 분을 제가 가족으로 있다는 건 하늘로부터 받은 은혜라고 생각할 만큼 저한테 큰 사랑을 주셨는데 그때는 아버님이 계셨기 때문에 아버님한테 기대서 남편에 대한 어려움을 이겨나가더라고요. 지금도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우리 시아버님이세요. 지금은 돌아가셔서 너무 그립기도 하고 아버님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여요. 남편이 미워도 그래도 그 사랑 안에서 태어난 사람이니까 언젠가 살다보면 아버님 같은 흉내라도 내겠지, 지금 이혼하면 그걸 못 보는 건 손해야, 아직까지도 믿어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조금씩 아버님 닮은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못됐던 기질은 없어지고 저보고도 밥 먹으라고도 하고, 더러는 애썼다고 하기도 해요.

▶ 그런 이야기를 전혀 안했어요?

그런 이야기가 어디 있어요. 똑같다는 거죠. 같이 노력하고 사는 세상이라는 거예요. 그걸 꼭 내가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그걸 그렇게 드러내서 당신 기분은 좋을지 모르지만 결과가 뭐가 다르냐는 사람이에요.어떨 때는 남편 자는 걸 보면 ‘진짜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 때도 많아요.(웃음) ‘나중에 죽을 줄 알아’ 이러기도 하고요.(웃음)한 번은 너무 화가 나서 제가 남편한데 “웃기고 앉았어” 이런 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말이 뭐 그렇게 나쁜 말이겠어요. 그랬더니 버르장머리 없다고 막 야단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옆에 있던 베개를 남편 얼굴에가 확 집어던졌는데 순간 큰일 났다 싶어서 옆방으로 막 도망을 갔어요. 한 30분쯤 가만히 들어앉았다가 이제는 설마 없겠지 하고 문을 사악 열고나오니까 그때까지 그 베개를 저한테 던지려고 문 앞에 서 있는 거예요.(웃음) 보는 순간 제가 너무 놀라서 주저앉으면서 얼굴이 하얘지더래요. 남편이 그때 느꼈다고 그래요. 자기를 정말 남편으로 편안한 게 아니었고 저렇게 얼굴이 하얘질 만큼 두려운 존재였구나 생각해서 그때 참 마음이 아팠다고, 그 이후로는 표독스러운 짓은 덜 해요. .

 

◇ 철없는 엄마 덕에 배운 ‘요리 호기심’

 

▶ 그러면 요리는 언제 배우신 거예요?

요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했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 고3 때 저희는 예비고사였거든요. 예비고사 전날에 엄마가 하필이면 누가 배추를 잔뜩 갖고 오셨다고 김장을 시작하신 거예요. 우리 엄마가 참 철도 없었죠. 엄마가 그때도 자기 할 일은 자기 몫이지, 각자 자기 일을 잘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이라고 그러셨던 거예요. 그런데 보통 엄마들 같으면 기도하고 그랬을 텐데, 어쩌면 그러실 수가 있어요. 밑에 남동생 둘이 있는데 남동생 예비고사 때 눈 여겨 봤죠. 그때는 교회가시더라고요. 지금도 엄마한테 아들하고 딸이 달랐다고 하면, “그땐 나도 철이 없었지 뭐니.”, 왜 마음이 안 불안했겠냐고 그러니까 그거라도 하신 거라고 변명을 하세요.그런데 제가 더 웃기는 건요, 내일이 시험인데 김장 체를 써는 엄마 옆에 붙어서 옛날에 보면 큰 대야가 있는데 거기에 김장 체를 다 썰어놓고 목욕하고 잤던 생각이 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많은 체를 어떻게 다 손으로 썰었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잘 했어요.체를 써는 건 아마 우리나라 요리사 선생님들 중에서 제가 제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 어릴 때부터 부엌에 들어가는 걸 좋아했어요?

그게 아니고 엄마가 저한테 동기부여를 하신 것 같아요. 그때는 아버지가 미국에 사시다가 한국에 들어오셔서 사업을 시작하실 때인데요, 외국손님도 많으시고 손님이 많으셨어요.그런데 엄마가 꼭 집으로 초대하셔서 진지를 대접하시는데 저를 그렇게 부려먹을 수가 없는 거예요.(웃음) 계모인가 할 정도로 손님만 오면 제가 다 거들어야 했어요. 그때 저한테 호기심에 대한 자극이 되었고요.

▶ 엄마가 요리를 잘 하셨어요?

잘 하셨어요. 그런데 너무 잘난 척 하시면서 잘 하셨고 서양음식을 너무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는, 저보다는 마음이 조금 녹록하지 않은 엄마였던 것 같아요. 서양요리도 굉장히 열심히 하셨어요. 단정한 미인이셨는데 너무 잘난 척을 하셨죠.제가 딸을 낳아보니까 딸이 저보다 예쁜데요,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해주면 기분이 좋잖아요. 그런데 누가 딸이 엄마를 닮았다고 하면 보통 엄마 같으면 ‘딸이 더 예쁘죠, 젊은데’ 이렇게 말이 나오는데 저희 엄마는 쓰윽 쳐다보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예요.내가 저렇게 생겼단 말이야? 하는 원망을 저는 아버지한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참 밉다,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웃음) 그런데 연세가 드시니까 제가 젊을 때보다 좀 더 엄마 쪽으로 얼굴이 가는 것 같아요. 엄마가 이제는 “닮긴 닮았지, 아무래도 자식인데...”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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