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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첫 여성 PD 서수민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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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KBS PD)
데뷔 1995년 KBS 22기 공채 프로듀서
1995~ KBS 예능국 프로듀서
[‘개콘’의 힘-인터뷰] 서수민 PD “개콘은 웃음을 주는 나무 인기 연연않고 키워갈 뿐”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를 이끄는 서수민(40·여) PD는 어느 순간부터 이 시대 ‘못생긴 PD’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매주 일요일, ‘개콘’ 인기코너 ‘용감한 형제들’에서 반복되는 하극상 때문이다. 이 코너에서 개그맨 박성광(31)은 프로그램의 캡틴인 서 PD의 외모를 깎아내리며 놀린다. 서 PD는 박성광 출연분을 편집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으려 애쓰기도 했는데, 되레 이런 모습이 색다른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며 ‘용감한 형제들’을 빛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일 서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선 그의 ‘코미디 사랑’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성광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말 싫다(웃음). 남편이랑 두 딸도 진짜 싫어한다. 내가 유명해지는 건 싫다. 박성광한테 ‘PD 뜯어먹고 사는 놈’이라며 화도 많이 냈다. 모든 사태가 빨리 종결되길 희망한다.”
-수년 전에 비하면 ‘개콘’에 시사성 짙은 개그가 많아졌다. 수위에 대한 고민이 있을 텐데.
“매주 14∼15개 코너가 방영되는데 사회 풍자가 가미된 코너는 1∼2개밖에 없다. TV 프로그램 중 풍자 역할을 하는 게 별로 없다 보니 반응이 크게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풍자 수위는 대중의 절대 다수가 공감하는 문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색을 띠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콘’ 이전에도 ‘폭소클럽’ ‘개그사냥’ 등 주로 개그 프로그램 연출을 맡았다.
“입사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몇 개 했는데 다 잘 안 됐다. 대학(연세대) 때 연극반 활동을 해서인지 사람들과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나랑 잘 맞는 거 같다.”
-요즘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드라마(SBS ‘신사의 품격’)에 밀리는 등 고전하는 모습인데.
“나는 ‘개콘’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13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 드라마 끝나면 (시청자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진 않는다. 우리는 ‘나무지기’로서 흔들림 없이 나무를 키워갈 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서수민 KBS 장수 프로 '개그 콘서트' PD
시청률 꾸준히 13~16% 유지… 아줌마·아저씨 방청 부쩍 늘어
70여명 출연진 출퇴근 체크… 똘똘 뭉친 팀워크가 '힘'… '건강한 웃음 공장' 자부심
서수민은 개그 콘서트 지휘자다. 한국방송공사(KBS)에서 전국의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일요일 밤 9시마다 웃겨야 하는 프로듀서다.
연세대 의생활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입사해 올해로 15년째 예능국에서 '끼'를 발휘하고 있다. 직접'개콘'을 맡은 지는 3년째.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남자는 하늘이다, 하늘~ 남하당의 박영진입니다."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여당당의 김영희입니다."
추석 전 서울대융합대학원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으로 시작된 '안풍(安風)'이 세차게 불 때 '100분 토론'으로 유명했던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 도중 "철수나 영희나 모두 출마하면 소는 누가 키우냐"고 했던 말이 화제가 됐다.
'개콘'의 인기 코너 '두분 토론'에서 남하당 대표 박영진이 즐겨 쓰는 엔딩 멘트의 한 토막을 따온 것이었다.
매주 세상 사람 이야기를 하는 개그 콘서트의 웃음에 담긴 영향력은 대단하다.
"완전 오래 됐지요. 빅쇼, 도전 주부가요 스타 등 쇼 프로와 코메디 프로의 조연출을 거쳐 폭소 클럽 때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어요. 코메디 프로는 웃음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에요. 폭발력도 있고요."
우리네 이웃들은 웃음에 익숙하지 못하다. 예전에는 우스개 소리를 하면 '객 쩍은 소리'를 한다며 우습게 여겼다. 소리 내어 마음껏 웃는 것도 눈치를 봐야 했다. 자주 웃으면 격이 떨어진다며 멸시하기도 한다. 웃음을 천대했다.
그래도 이젠 많이 변했다. 녹화 현장에서 바로 바로 느낄 수 있다. 방청객의 계층이 다양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개콘 녹화장에는 15세 미만은 입장 불가에요. 그런데 공개 방송을 보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방청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요. 웃음에 익숙하지 못했던 아줌마, 아저씨들이 부쩍 늘었어요."
시청률도 꾸준하다. 지난 3일 600회 특집 방송 때 전국 시청률 17.7%를 기록하는 등 매주 13~ 16%로 높게 나온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코메디를 만들기 때문이다.
개그 콘서트는 '두분 토론', '비상대책위원회', '애정남', '달인', '생활의 발견, '발레리노', '감수성', '불편한 진실', '9시쯤 뉴스' 등 15개 안팎의 코너로 짜여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영 방송이다 보니 코너를 안배하는데 신경을 많이 써요.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장년층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시청한다는 가정 아래 코너를 선택하고 내용을 결정해요. 서로 느끼는 공감대는 달라도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에요."
개그 콘서트의 힘은 잘 짜인 팀워크에서 나온다. '개콘'을 시작할 때 막내로 참여했던 김대희, 김준호 등 고참 개그맨과 김병만, 이수근 등 인기 절정의 스타들을 포함해 70여명의 출연진들이 함께 호흡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퇴근한다.'공동 생활'을 하는 셈이다. 총 지휘자인 서수민 PD는 서슴지 않고 "개콘 극단"이라 말한다.
"우리는 극단처럼 움직이고, 출퇴근을 체크하고, 출연진의 스케줄도 관리해요.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앙상블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요. 아이디어도 함께 부딪힐 때 잘 나와요."
서 PD는 '단원'들에게 엄격하다. 외부 행사나 공연에서 절대 '욕'으로 웃기려 하지 말고, '쌍소리'를 하지 못하게 한다. 비방용 개그도 엄격하게 금지시킨다. 풋내기 때부터 쉽게 웃기는 습관에 안주하지 못하게 한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면 어쩔 수 없이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기력 향상을 위해 인기 있는 시사 뉴스, 만화, 영화, 드라마 등을 꼭 보고 많이 따라 하라고 다그친다. 연기는 반드시 거울 앞에서 하라고 지시한다. 출연자를 최종 결정할 때는 연기력이 최우선 조건이란다.
"사람들이 알고, 사람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야 웃길 수 있어요. 패러디도 가능하고요. 새로운 코너를 만들 때 시연하면서 무엇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 많이 해요. '아, 맞다'는 말이 나와야 해요. 뜬금 없는 이야기를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들고 나오면 공감대가 없는 '황당 개그'가 될 수 밖에 없어요. 똑같은 내용도 연기자에 따라 다르잖아요. 최종적인 내용은 작가가 만들고, 개그맨은 대중 앞에서 연기를 잘 하면 돼요."
개그 콘서트는 초창기에 심현섭이 출연한'사바나의 아침'에서 '밤아야~아~'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인기 몰이를 했다. 지금도 그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발레리노'는 방송에서 금기였던 '성기'를 개그로 승화했고, '두분 토론'은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어디, 여자가 건방지게~'라며 여성을 낮춰 보는 봉건적인 생각들을 대놓고 공공연한 사실로 인정하게 만들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가 등장해 폭발성 강한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 PD는 '애정남'을 '머리로 보는 코너'라고 평가한다.
서 PD가 흐뭇해 하는 코너는 '비상대책위원회'. 박지원의 '양반전' 이후 최고의 사회 비판이란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경찰 간부와 군 장성에다 대통령까지 등장시켜 비판 부재의 시대, 관료적인 사회를 꺾고 비튼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과 통쾌하게 이어진 결과였다.
'개그 콘서트 지휘자' 서 PD는 모든 코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여전히 보수적인 이들은 못마땅한 심정으로 개그의 소재로 희화화 되는 것을 항의하지만 웃음이 통하는 사회, 웃음으로 건강한 사회가 오는 날을 위해 '개콘 지휘'를 계속할 것이다.
한국일보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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