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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박준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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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박준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파인드강사 2013. 2. 7. 15:00

 

 

강사섭외/기업특강/명사섭외/유명인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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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의 곳곳을 여행하기!

책과 지난 여행의 추억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제안하는 책『책여행책』.「On The Road」의 저자이자 이미 여권에 2백 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은 여행자인 저자 박준은 어느 날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던 그는 책 속의 시공간으로 들어가 그곳을 거닐고, 책 속의 등장인물과 대화하고, 책과 현실을 오가며 '책여행'을 했다. 이 책에는 그 여정의 기록이 담겨 있다. 책 속에 난 길을 따라 여행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여행은 곧 책을 읽는 일임을 보여준다. 알래스카에서 북미와 남미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갔다가 남태평양과 아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의 곳곳을 돌아보는 여행책이다.

 

 

 

 

▷배낭여행자들의 메카로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를 여행하고 있는 전세계 장기배낭여행자들의 흥미로운 여행기. 10년 전 방콕의 카오산 로드로 간 저자는 다양한 국적의 배낭여행자들이 활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여행하고 있는 장기배낭여행자들과의 인터뷰를 모은 것으로, 솔직하고 현실적인 여행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 주고 있다. 십대부터 오십대까지 나이도, 국적도 다양하지만 먼저 떠난 사람으로서 그들이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 속에는 여행을 떠난 이유, 여행에서 느낀 것 등은 물론,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와 격려도 들어 있다.

 

 

누군가의 집에 가면 탐험자의 심정이 된다. 파주 교하에 위치한 여행작가 박준의 집을 찾은 기분도 그랬다. 생활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까페 같은 공간에 클래식FM이 흐르고, 커다란 책상이 한가운데 놓인 거실의 창 너머로는 우거진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는 커다란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오후2시와5시의 차이가 그닥 중요할 것 같지 않은 여유로운 시간 안에 절로 놓여진다. 여권에 스탬프가250여 개쯤 찍혀 있는 작가의 집이지만 의외로 그 증거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여행가의 흔적이라곤 여행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수화물 꼬리표가 달린 캐리어 정도다.

 

 

 

책 속에서 맛 본 여행의 상상과 실제 여행담이 섞인 박준 작가의 신작『책여행책』(웅진윙스)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 장소에서 쓰여졌을 것이다. 휴가 없이 책에서 책으로 떠나는 어느 몽상가의 완벽한 세계일주가. 크게 책여행여행책두 개의 챕터로 나눠 앞부분에는 주로 픽션을, 뒷부분에는 여행의 추억을 담은 논픽션을 담았다.
"제가 실제로 이 책에 등장하는 장소에 갔을까, 가보지 않았을까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여행기도 쓸 수 있다는 거죠. 이를테면 한 권의 소설이 독자에게 어떤 감정을 이끌어내듯이, 그 감정이 주는 에너지가 어떤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방식의 여행기는 없었던 거 같은데, 내 생각에는.(웃음) 그래서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두 픽션으로 읽어도 괜찮으니 텍스트를 그냥 그 안에서 즐기시면 좋겠어요."
근데 세상의 이곳 저곳을 두루 다녀본 방랑자가 보금자리로 택한 곳이 왜 하필 파주의 교하일까. 1년 전에 우연히 차를 타고 자유로를 지나는데 저층 아파트 단지가 보이더라고요. 고층 아파트는 안 좋아해서 무작정 이 쪽을 돌아 봤어요. 여기가 참 좋은 거예요. 도서관도 있고 녹지도 있고. 여기 사는 분들이 만족도가 참 높아요. 다 자기 사는 데가 마음에 든대. 이 작은 동네에 커피 로스팅하는 곳만 벌써 서너 군데예요. 저도 친구들한테 이 동네로 이사오라고 해요.

 

 

박준의 이력은 독특하다. 처음 여행가의 꿈을 꾸었던 건 대학시절, 강석경의『인도기행』을 읽었던 때였다. 운명이었다. 그때 내게로 여행이 왔다고 박준은 말한다. 하지만 대학에서 겸임교수를 했고, 다큐멘터리 작업도 했으며, 잠깐 동안 회사도 다니며 짬짬이 여행을 다녔던 그가 본격적인 여행작가로 살기 시작한 건 마흔이 다 돼서였다.
지난2006년 펴낸 그의 첫 책『On the Road: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은10만 독자와 만났고 여행서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후『네 멋대로 행복하라』『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등을 출간, 길 위에서 만난 다양한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었다.
어쨌거나 박준을 떠올릴 때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태국 방콕에 있는 배낭 여행자의 거리카오산로드다. 워낙 『On the Road』를 읽고 카오산로드를 찾은 청춘들이 많은 탓이다. 숱한 경험담을 온라인상에서 찾아 볼 수 있다.『책여행책』 작업을 마무리한 박준은 때마침 미얀마와 방콕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는『On the Road』를 읽었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젊은 신혼부부였다. 책이 너무 좋았다면서 한편으론 책에 나오는 카오산이 자신들이 직접 갔던 카오산하고 같은 거냐고 묻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게 변하니까 카오산 역시 예외일 수는 없고, 어떤 사람들은 카오산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죠.
가 말을 잇는다. 제가 카오산로드에 끌렸던 건 이번 책에도 썼지만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행의 에너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에너지 때문이었어요. 그 곳에서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서 카오산로드는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이를테면 카오산로드의 이른 새벽은 그렇게 청명할 수 없어요. 새벽에는 카오산로드에서도 승려들이 맨발로 탁발하는 모습이 흔해요. 태국에서는 이른 새벽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카오산로드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오는 여행자가 많지는 않겠죠.이번에 박준이 태국에 갔던 이유는 태국 정부에서 전세계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주는 우정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전세계29개국에서60명 정도가 그 상을 수상했다고.

 

 

 

이번 책은 특히 박준에게 큰 의미가 있다. 방랑자로, 여행가로 살아온 지난10여 년의 한 국면을 정리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가 좋아했던 책과 여행을 매개로 한. 여행자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했던 이전 박준의 책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작업의 강도로 말하자면 난 이 작업이 훨씬 더 쉬웠어요. 인터뷰하는 거 어렵잖아요. 단순히 상대의 말을 적기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고 다듬고 문맥을 잇고. 이런 식의 글쓰기,『책여행책』 같은 작업도 즐겁더라고요. 더 내 안에 침잠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 안 가본 데 많아요. 사람들은 여행가가 세상 모든 곳을 가 봤을 거라는 기대, 환상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요. 제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해요. 호기심.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궁금해요. 우리와는 어떻게 다르게 사는지 그 모습이 나한테는 어떤 의미인지. 그게 내 삶을 좀 더 유연하게 해 주고 풍요롭게 해 준다면 그런 시간을 갖는 게 난 너무 즐거운 거죠.박준이 밥 먹듯 짐을 꾸리고,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이유다.
최근에 그의 여행은 주로 일과 관련해서 이뤄졌다. 좋은 호텔, 비행기의 더 편한 좌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여행하는 게 덜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본연의 여행, 계약을 하고 간 여행이 아니라 그냥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이번 책을 쓰면서 한 국면이 정리되고 동시에 다른 숙제 같은 게 생긴 거예요. 좀 더 잘 살고, 좀 더 날것의 여행을 하고 싶다는. 여행 자체에 좀 더 천착한 여행이요. 이를 테면『인도방랑』의 후지와라 신야 같은,『길 위에서』의 주인공 샐과 딘 같은.
여행가의 비결은 뭘까? 여행을 잘 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뭐든지 관심과 애정인 것 같아요. 조금만 다른 방식을 생각해 보면 되요. 흔히 비슷한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잖아요. 가이드북의 동선 안에 있으면 나는 수많은 여행객 중의 하나일 뿐이에요. 한 블록만 벗어나도 유명 관광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을 일들이 아마 생길걸요. 며칠 동안 여행한다면 가이드북을 숙소에 그냥 놓고 나와도 좋아요.
렇다고 정보가 전혀 없이 움직이라는 말은 아니고, 예를 들어 숙소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물어볼 수 있잖아요. 어디서 밥 먹어? 어디 가서 커피 마셔?하고. 그럼 대개는 관광객들이 가지 않는 일상적인 곳을 알려줘요. 그런 곳에 가면 커피 마시던 사람들이 나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말을 걸어와요. 너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하고요. 관광객이 오는 데가 아니니까 신기하잖아요. 명동에서 외국인을 볼 때랑 이 곳 교하에서 볼 때랑은 느낌이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내 생각에 여행은 철학보다 몽상에 가깝다. 몽상가가 세계를 꿈꾸는 동안 철학자는 방 안에서 세계를 꿈꾸어야 할 이유에 대해 숙고한다. 물론 숙고도 필요하다. 하지만 난 그런 시간을 이미 너무 많이 보냈다. 그러니 지금은 부지런히 몽상가의 꿈을 꾸는 게 유익하다. 의외로 세상엔 몽상가가 많지 않다. _ 『책여행책』중에서

, 사진_ <personname w:st="on">유지영</personname>/>(교보문고 북뉴스)
jygetz@kyobobook.co.kr , twitter.com/jygetz

 

 

 

결국은 모두 Day Tripper
작가 박준

방학동안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의 사진 속에는 이국적인 풍경과 사연있는 장소들이 가득했다. 높은 건물과 멋진 매장과 유명한 카페를 보며 그곳에 있는 나를 상상해보았다. 용기가 없다는 이유로 혹은 시간이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망설이며 발은 이곳의 땅을 딛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새로운 곳을 찾아 가보았다.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이 열린다는 영국의 작은 펍 주소를 확인하고 지도에서 어디쯤인가 찾아보기도 하고, 뉴욕의 서점을 찾아가면 자신의 책을 낭독하는 폴 오스터를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상상했다. 쉽게 떠나지 못하지만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어디론가 가고 싶을 때는 산책하듯 여행서를 넘겨보았다.
어떤 날이었다. 뉴욕의 지하철 노선이 그려진 표지에 ‘네 멋대로 행복하라’라는, 대책 없어도 용기가 생길 것 같은 제목을 가진 책을 보았다. 친구의 사진이나 케이블방송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짜 그곳에 사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펼쳐든 뉴욕의 어디 즈음에는 삶을 이야기 하는 여행작가 박준이 있었다.

 

출발 Come Together
‘박준’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On the Road’라는 책과 다큐멘터리는 익숙하다.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길 사진이 표지로 된 이 책은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맨 처음 펼치는 책이 되었다. 그는 대학에서는 법학을 공부하고 세상을 향해 변화를 외치기도 하였고, 대학원에서는 영화를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여행을 시작하고 글을 쓰게 된 이유, 그의 출발이 궁금하였다. “법학보다는 영화가 더 재밌었어요.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싶어서 잠깐 써봤는데 남이 해놓은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확실히는 아니고 조금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 졸업하고 호주로 처음 여행을 다녀왔는데 변화의 시점이 있다면 그 때였던 것 같아요. 안하던 걸 하려니까 불안해서 좌충우돌 하다가 친구의 친구 소개로 외국인 친구를 만나면서 호주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 구나를 봤고, 그러면서 사고의 전환점을 맞았죠.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것보다 여행을 다녀오고 글을 쓰고 하는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10년을 머뭇거렸어요.” 그러나 그는 결국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다. 이전에 구상했던 다큐멘터리 기획안이 당선되어 카오산로드를 거쳐가는 장기여행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On the Road’를 제작하게 되었고, EBS에서 방영된 후 많은 관심 속에 책을 출판하면서 ‘여행작가’로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살다보면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여행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 무엇인가 참을 수 없을 때 단 며칠도 좋으니 여행을 떠나보라. 망설일 이유는 없다. 자기 자신을 믿고 배낭을 싸면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 On the Road-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언제부턴가 서점에서 감성으로 포장된 여행기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진 이유에서겠지만,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어디로든 서둘러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조급함이 생겼다. 그의 확고한 말투에 설득당할 것도 같다. 그에게 여행의 의미를 물었다. “각자의 삶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거죠. 그랬을 때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으니까.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대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니까. 확장된 시각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으로 나를 바라볼 때와 달라요. 그런 방법의 하나가 여행이라는 거지 모든 사람이 여행을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일상은 반복되기 쉽고, 반복에서 가끔씩 벗어나보는 것은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처음 손에 쥔 여권의 빳빳한 표지를 젖히던 시절부터 두개의 여권에 200개가 넘는 스탬프가 찍힌 지금까지 그가 만난 세상과 경험이 궁금해졌다. 많은 것이 변했으리라 짐작해보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여행을 간다고 해서 대단한 깨달음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약간의 변화, 때로는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고요. 그런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는 거죠. 처음 여행할 때는 다 봐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죠. 남들처럼 모나리자를 보고 왔는데, 유명하니까 그냥 본 것은 별 의미가 없어요. 모나리자를 보고 싶던 이유가 있다면 그걸 찾아가는 과정부터 의미가 있겠죠.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여행은 재미가 덜하죠. 내가 감정이입할 게 없으니까. 전에는 그런 식의 여행들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많이 자유로워졌어요. 루브르에 간 시간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름 없는 골목길을 걸어도 그 순간은 의미가 있죠.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게 뭐냐는 거죠. 나와의 소통이 있는 여행, 내가 있기 때문에 여행과 내가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거죠.”

 

여정 I Wanna Hold Your Hand
그의 작업이 특별한 이유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풍경을 스케치하거나 그 장소에서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지 않고,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려 여행 안에 머무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여행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들은 사람을 만나는 때, 어떤 사람이 나에게 베푼 친절의 순간이니까요. 사람얘기가 제일 궁금하죠. 다만 접근을 못하고 이야기 할 기회가 없는 거지. ‘인터뷰’라는 방식은 영악한 것일 수도 있죠. 내가 관심 갖고 있는 얘기를 그 사람들이 대신 이야기하도록 하니까요. 인터뷰이는 내가 가진 의문에 답을 주는 사람인거죠. 어쩌면 사람을 만나면서 듣고 싶은 얘기가 내가 하고 싶은 얘기일 수도 있어요. 나의 의문을 그들을 통해 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람에 대한 관심은 다큐멘터리 ‘On the Road’ 작업부터 ‘네 멋대로 행복하라’까지, 그에게 늘 있었던 것이다. 그가 고른 이번 관찰대상은 ‘뉴요커’이다. “한국의 88만원 세대는 구조적 고민을 하며 사는데 뉴욕의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뉴욕은 도시의 에너지가 높아요. 서울도 빠르고 역동적이지만 한가지 색을 갖고 있다면, 뉴욕은 다양한 색이 존재하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니 흥미로울 수밖에 없죠.” 그가 만난 뉴요커는 5번가에서 쇼핑을 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오르며 커피와 베이글을 들고 걷는 이들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이다. 그림이건 사진이건, 뭔가 작업을 하며 ‘오늘’을 사는 이들의 리얼 라이프를 만나는 것이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보다 의미 있다는 그의 시선이 새롭다.

 

뉴요커는 현재를 산다. 과거의 영광 대신 현재를 즐겁게 산다. 뜨겁게 후회하지 않고 살아야 하지 않나? 가슴 안에 품었던 뜨거운 불덩어리 같은 열정을 기억하는가? 청춘은 나이와는 상관없다. 얼마 살지도 않는 삶,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네 멋대로 행복하라

“뉴욕의 다양성이 좋았어요. 하나의 예로, 그들에게 예술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매개체이지요. 새로 생긴 카페에 가보는 것처럼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쉽게 사요. 보통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가격대의 그림들이 많고 다양한 층위의 아티스트들이 있으니까요. 그들에겐 그림을 사고파는 게 특별한 게 아니죠. 너는 회사원이고 나는 예술가라고 인정하면서 각자의 삶을 사는 거예요. 우리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 같아요. 너는 쳇바퀴 돌듯 일하는 회사원, 나는 특별한 예술가라고 자기 필터로 선입견을 갖고 분류하고자 하는 거죠. 세상은 변해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느리게 변해요. 나의 바람은 세상이 변화하는 데 별로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는 한국이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왜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이 여행을 하다보면 많이 생겨요. 한국 안에선 당연한 것이 여기를 벗어나면 그렇지 않아요. 나의 책이 삶에 있어, 암흑 속 핸드폰 불빛 밝기만큼이라도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질문한 것들에 그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경계를 긋거나 스스로 규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지나온 길과 만난 사람들과 얻은 것들을 이미 확실히 알고 있었다.

 

도착 From Me To You
그는 가장 최근에 캄보디아에 다녀왔다고 했다. 작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직업은 여행을 하고 돌아와 글을 쓰는 것이다. 정형화된 시선으로 볼 때는 불안정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해 모은 돈으로 여행을 한다. 하지만 그는 반대의 경우에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이 아니라 소비에 가까워요. 작업하기 전에는 회사를 다녀야 하지 않을까, 남들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지만 그것보다 더 강한 힘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행을 가서도 고민은 해요. 여행하며 글을 쓰는 걸 잘할 것 같은데 팔릴까 모르겠으니 망설이다 10년이 지나고 책이 나온 거잖아요. 그렇지만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남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보다 그걸 하는 게 승산이 더 커요.”
좋아하는 일이기에 여행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생활을 위한 것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즐거운 작업인지 궁금해졌다. 그는 책을 쓰러 가는 여행이 억지로 느낀 척 하는 것이 되는 것을 경계했지만, 비슷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보고 싶은 것을 미리 보고 온 후 적어놓은 것을 보고 독자가 즐거울 수 있도록 매개가 되는 일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자기의 몫을 다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마지막 말이 조금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여행에 대해서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를 발견하러 가는 여행, 성찰 이런 단어들은 좋아하지 않아요. 여행만 떠나면 삶의 의미를, 진실을 깨달을 것 같은데 나는 지난 10년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작은 계기, 단초가 될 수는 있어도 여행에 거대한 의미는 부여하지 않아요. 여행마저도 성과주의나 자본주의 사회의 투자논리를 들이대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도 있어야 한다는 그런 사고방식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여행이 무거워지고 떠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고 무언가 얻어오지 못하면 떠나지도 말아야 될 것 같다는 거죠. 누군가가 쉽게 떠날 수 없다면, 내가 경험한 것들을 나눠주고 싶어요.”

 

그가 일어선 자리에 조금 더 남아 있었다. 머리가 아닌 발로 걷는 길과 만나게 될 사람들을 그려보았다. 여행, 그리고 ‘떠남'이라는 것에 덕지덕지 붙여놨던 의미를 몇 개쯤 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상상하던 것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벌어질 일들이 궁금해졌다. 용기와 열정이 조금은 생긴 것도 같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여행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 속의 여행자(‘Day' Tripper)로 남느냐 여행자로 하루를 보내는 것(Day ‘Tripper')이냐의 차이일 뿐. 지금은 전자에 가깝지만 언젠가는 나도 ‘가볍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백종헌 Studio 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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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학생리포터 l blue-adios@nate.com ㅣ 2008-03-13 (11: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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