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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주진우 기자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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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시사IN 기자)
경력
시사 IN 기자
수상
20대! 쫄지말고 자기 철학을 가져라
주진우 기자와 인터뷰 약속이 잡힌 이후 그를 만나기까지 긴장과 부담의 연속이었다. ‘나는 꼼수다’에서 정치의 숨겨진 뒷얘기를 서슴없이 했던 그를 만난다는 것은 큰 영광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에 다소 무지한 자신이 걱정이었다. ‘나는 꼼수다’ 카페로 잘 알려진 대학로 Bunker1에 들어가자마자 기자를 기다리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청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입은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싱긋 웃으며 “날 만나러 왔죠?”라며 인사를 먼저 건넸다. 그의 인사에 긴장은 풀어졌고, 우리는 1층 외야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여기가 괜찮을까요? 이야, 우리 대학생들도 기자가 있구나. 실은 이렇게 언론사랑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주기자』가 베스트셀러가 됐는데도 인터뷰를 안 해줘. 그저 나를 시기하는 거지”라며 첫 운을 떼었다.
지난 3월 말에 발간된 『주기자』는 ‘나는 꼼수다’ 4인방인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에 이어 가장 마지막으로 주진우 기자가 쓴 책이다. 책에는 한국사회의 썩은 환부를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깊게 파헤쳤던 ‘기자 주진우’의 취재이력이 속속들이 담겨있다. 치열했던 취재과정 속에서 그가 맞닥뜨렸던 대한민국의 민낯도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주기자』는 발간 전부터 예약발매를 시작했을 만큼 기대를 모았고,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만큼 사람들은 기존 정치권력을 변호하는 언론이 아닌 진실한 언론에 목말라 있다. 언론이 사회의 썩은 곳을 비춰주기를 사람들은 바랐는지도 모른다. 자본과 종교, 정치권력 앞에서 그는 ‘삼성전문 기자’, ‘사탄 기자’로 불리며 끈질긴 취재와 사실보도로 맞섰다. 취재 때마다 정치권력의 회유와 억압이 있었다. 온 몸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그가 그토록 고발성 기사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진실을 보도하는 것, 사람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리는 것, 불의와 싸워 정의를 세우는 데 앞장서는 것 등이 바로 기자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지금 언론을 보세요. 다들 각자의 사익을 채우는 기사만 내면서 ‘진실보도’라고 해요. 개인의 이익을 채우고 유리한 기사만 쓰는 사람을 과연 언론인, 언론사라고 불러야 할까요? 정의는 신념이 아니라 ‘쪽팔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청춘, 주눅 들지 말아요. 아무렇게나 걸어가도 예쁘니까”
주진우 기자는 교실보다 교무실을 자주 드나들고, 책보다는 담을 넘는 것이 더 편했던 학생이었다. 시사 전문기자로서 취재현장을 누비는 그를 보면 학창시절에 정치 관련 서적을 즐겨 읽거나 대학에서도 정치토론 동아리 활동을 했을 것만 같은데 의외다.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에 늘 ‘기자’를 적으며 기자를 꿈꿨던 그에게 어쩌면 ‘기자 주진우’의 삶은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꿈을 가지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 돈을 가진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에요. 꿈에는 학벌이 없어요. 하지만 우리 대학생들은 꿈을 꾸기도 전에 너무 주눅 들어 있어요. 주눅 들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꿈꾸세요.”
‘나는 꼼수다’ 속에서 유행하는 말이 되어버린 “쫄지 마!”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대학생이라면 쫄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철학을 갖는 건 중요하다. 눈앞의 취업이 급해 각종 취업스터디에 휩쓸리는 20대들을, ‘모범답안’에 맞춰진 대다수 대학생들의 색깔 없는 평범함을 주진우 기자는 걱정했다.
취업 스트레스로 자살을 시도하는 대학생들을 보며 20대에게 전하고 싶었던 평소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레 꺼냈다. “20대에는 20대의 무게가, 30대에는 30대의 무게가 있어요. 사람의 인생은 늘 무언가에 눌려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어요.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써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인생은 살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분명 우리의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며, 하나의 고민이 끝나면 또 다른 고민이 얼굴을 내민다. 20대가 겪는 지금의 고민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이 될 것이다. “지금 20대의 고민은, 마치 중학교 때 수학시험 한 문제 틀리고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었던 것과도 같아요. 어차피 지나가는 고민이니 좀 더 마음 편하게 생각하세요. 취업이 곧 인생의 끝은 아니에요. 그걸 알아줬으면 해요.”
“대학생이세요? 그럼 자기 철학 하나쯤 가지고 계시겠네요?”
‘나는 꼼수다’를 통해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민이 정치주체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주진우 기자 또한 정치변화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나는 꼼수다’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대학생과 SNS가 있었다. 학업에 시달리며 정치에 다소 무관심했던 20대가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며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주목받는 20대에게 주진우 기자는 적극성을 강조했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주도권을 잡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80년대와 90년대 초를 얘기하면, 당시는 지금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그만큼 대학진학이 더 어려웠죠.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은 대학에 진학할 꿈도 못 꿨어요. 그토록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학생들은 왜 데모를 했을까요?”라며 주진우 기자는 역으로 물어왔다. “그들이 개인만의 이익을 원했다면, 데모를 굳이 하지 않았겠죠. 과연 누가 최루탄을 맞고 감옥에 가는 걸 즐길까요? 하지만 그들은 잘못된 사회를 바로 잡기 위해 똘똘 뭉칠 줄 아는, 데모를 많이 하는 ‘대학생’이었어요. 대학생들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거?” ‘나 하나쯤이야. 다른 사람이 하겠지’, ‘괜히 해서 잘못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들. 2012년 우리 시대 대학생들은 잘못된 사회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의식과 방법을 잊어버린지도 모른다.
“잘못된 사회 속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고, 직장을 가져도 좋은 사원으로 일할 수 없어요. 대학생들은 빡빡한 사회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게 되죠. 우리 어른들 탓이 커요. 하지만 대학생들은 변화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대학이 철학과 역사교육을 통해 인문학 토대를 마련하는 등 제도적인 정비가 있었으면 해요. 주체적인 사람은 어디를 가도 본인의 색깔을 내고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어요.”
스스로를 ‘다윗의 짱돌을 던지는 사람’이라고 비유했던 주진우 기자. 작은 짱돌이 여러 개 모이면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골리앗도 무너뜨리지 않았던가?
연애 속에 답이 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사회문제 참여 외에 또 다른 것을 부탁했다. “대학생이라면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요. 홀로 보내는 청춘, 너무 쓸쓸하잖아요? 연애 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그 남자에게 여자는 ‘천장의 별’과 같은 존재에요. 그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그녀가 누구와 친하고, 어디를 자주 가는지 찾아보고, 그 앞을 서성거리고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는 그녀를 꿈꾸고, 그녀는 그의 가슴 속에 들어온 것이죠.”
연애처럼, 우리가 누군가에게 한 눈에 반한 것처럼 어떤 직업을 마음에 품으면 그 직업을 향해 노력하게 된다. 물론 첫 눈에 반한 그녀의 마음을 얻는 것처럼 꿈꾸는 직업을 얻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애할 때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왜 정작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빨리 좌절하고 시도조차하지 않는지 안타까워했다. 분명히 연애를 많이 해 본 친구들은 자신만의 해결 방법을 알고, 그것을 다양하게 접목시켜서 해결할 것이라며 꼭 ‘연애’하라고 신신당부하는 주진우 기자다.
마지막으로 주진우 기자가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기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미안하지만 다시 생각하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언론사가 몇 군데 없고, 기자도 몇 명 없어요. 그나마 대부분도 국가와 민족이 아닌 사익을 위해 일하는 언론이에요. 그들은 언론인이 아니라 그저 월급쟁이에요. 좋은 뜻과 생각을 품었다고 해도 그런 언론사에 들어가서 과연 진실을 알리는 진정한 언론인이 될 수 있을까요? 어느새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버린 언론과 방송사가 안타까울 뿐이에요. 세상을 맑게, 그리고 더 밝게 만들微?추천할 만한 언론사가 몇 군데 없어요. 기자가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해보고 꼭 진실을 얘기하고 세상을 밝게 하는 기자가 되었으면 해요. 그렇다고 「시사IN」에서 500명씩 기자를 뽑을 수는 없잖아요.(웃음)” 진실을 보도하는 기자들이 특별하게 주목받지 않는 세상을 기다리는 주진우 기자의 바람이 현실이 되길 함께 꿈꿔본다.
유월호 캠펄스플러스 박지호 학생기자 사진/이선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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