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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칼럼니스트 김태훈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강사님과/스타강사/유명강사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파인드강사 2013. 1. 31. 15:19

 

 

강사섭외/기업특강/명사섭외/유명인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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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칼럼니스트, DJ

출생
1969년 (서울특별시)
소속사
학력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 학사
경력
EMI 뮤직 코리아
유니버셜 뮤직 코리아
관련정보
사이트
저서]
내일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2005,시공사)

[방송]
KBS 2FM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돌아온 선수 클리닉)
MBC FM 김성주의 굿모닝 FM (돈텔모모)
MBC FM 세상을 여는 아침 서현진 입니다
SBS FM 유리상자의 뷰티풀 데이즈 (비하인드 뮤직)
SBS FM 잠 못드는 밤, 김태훈 입니다
폭소클럽 2 - 김태훈의 선수 클리닉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시즌2
학원 본좌전

[수상]

2005 한국방송프로듀서상

라디오 부문 최우수 실험상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인터뷰_보금자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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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언변으로 방송가를 주름잡는 연애 카운슬러 김태훈_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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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팝 칼럼리스트 김태훈 초청 강연' 성황리 개최

 

 

백 명의 사람을 만나, 백 번의 사랑을 하지 못하는 까닭




팝 칼럼니스트이자 연애 카운슬러인 김태훈의 카운셀링은 명확하다. 환상을 걷어내고 현실을 직시할 것. 연애할 사람을 구할 때나, 연애할 때나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왜 내 주변에(만) 괜찮은 남자가 없느냐는 수많은 싱글녀들의 푸념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여자들에게 묻죠. 어떤 남자를 원해? 활발하고 스포츠도 잘하고 돈도 잘 벌고 훤칠한 외모에 나만 바라보는 남자. 그럼 대답하죠. 그건 몬스터야. 프랑켄 슈타인. 절대 존재할 수 없는 남자야. 왠 줄 아세요? 논리적으로 봅시다. 활발해. 스포츠맨이야. 주변에 사람이 많겠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면, 이미 많은 인간관계가 있을 거예요. 근데 어떻게 너만 쳐다봐요.(웃음) 바깥에 나가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무지하게 많을 거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술자리도 갖고, 여행도 가야 할 거예요. 때로는 연락도 잘 안 될 거고, 나 말고 다른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하겠죠. 모든 좋은 걸 집합시켜서 나만 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불합리성이 어디 있어요?

그럼 논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나만 보는 남자, 이게 가장 중요하다면, 그 사람은 조금은 내성적인 사람이겠죠. 친구가 그다지 많지 않을 거야. 혼자서 공부하는 스타일이거나 미술을 하는 개인적인 작업을 할 확률이 높을 거고요.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이상형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부디 “인간이 이런 조건에 있을 때 사랑에 빠지겠다는 전제”로 기능하는 이상형 따위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묻는다. “모두 다른 사람들이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얘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어떤 면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백 명과 만나서 백 번의 사랑에 왜 못 빠지겠어요?”


러브토크,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겪은 실패담 회고집




그도 고백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용하고, 쓸모없고 그래서 재미있는 이 연애, 참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 그럼에도 핵심은 놓치지 말자고 강조한다. 이 부질없는 연애, 그럼에도 하는 이유는 우리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일간지에 연재했던 연애 칼럼을 『김태훈의 러브 토크』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라디오 방송 때부터 연애 카운슬러로 활동하며, 각양각색의 연애 고민을 접수했고, 가까운 지인들의 연애 고민에도 늘 귀를 기울인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찌질한 사연’들은 대부분 자기 얘기라고 고백한다. 어떤 상황이든 척 보면 딱 진단을 내려줄 것 같은 김태훈 역시 숱한 고민과 후회의 날들을 보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남자로 거듭해 지금의 연애 척척박사가 되었다는 거다.

영원한 싱글로, 헛된 판타지에 허우적거리는 커플들에게 촌철살인을 날릴 것만 같던 그도 어느새 알콩달콩한 살림을 꾸려가는 유부남이 되었다. 아무래도 싱글 때의 자유로움은 어느 정도 속박되었겠지만, 그의 전방위적이고 유쾌한 라이프스타일은 여전하다.
『랜덤 워크』 정신으로 여전히, 마음 이끄는 곳을 향해 24시간을 쪼개 산다. 요즘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창작문학과에서 소설도 쓰고 있다.

날마다 진화하는 이 남자에게 일과 사랑, 그리고 삶에 관해 물었다. ‘김태훈스러운’ 답변이 이어졌다.

 

 

 

“하고 싶은 일 하면, 사람은 부지런해져요.”

 

 

요즘엔 어떻게 지내세요? 대체 몇 가지 일을 하고 있나요.(웃음)

“24시간 내내 바빠요. 잠 4시간 정도 자고. 술 먹고 다니고. 운동하고. 책 보고, 글 쓰고. 라디오까지 포함해 방송은 7~8개. 칼럼은 세 군데 쓰고, 동덕여대 대학원 창작문학과에서 공부도 하고요.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영화도 보고, 콘서트도 가고요.”

대학원 공부하고 계시잖아요. 어째서 창작문학과였나요?


“말하고 글 쓰는 걸 직업으로 가지고 있으니까, 이야기에 대해 공부를 해보려고요. 몇 년 후에 작가로 등단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광고든 드라마든 개인의 전기든 또는 어떤 상품이든 스토리에서 시작하는데, 세상을 가득 채우는 이 이야기의 원형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고민하다 보니 공부하게 됐어요.”

그렇게 많은 말과 글을 쓰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나요?

“몇 년 전에 한번 겪었죠. 자극이 좀 필요하겠다 싶어 부랴부랴 공부하러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지난번에 학술제를 했는데 스무 살 이후로 그렇게 혼나보긴 처음이에요. 소논문 발표했다가 선생님들께 박살 났는데 그게 너무 즐거웠어요. 그분들 이야기가 다 옳은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좋은 자극으로 느껴진 거죠. 매너리즘은 한 가지만 오래 하면 겪게 되는 일인데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요.(웃음) 바쁩니다.”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군요.(웃음)

 

“어쩌면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게으를 땐 무지하게 게을러요. 집에서 잠만 자서 예전에 저희 어머니는 저더러 겨울 곰이라고 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부지런해지죠. 재미있으니까. 때때로 직장인이 부러워질 때도 있는데 그렇다고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제 삶에 대해 만족해요. 프로그램에 무속인 한 분이 나왔는데, 저더러 직업이 없는 직업 사주라고.(웃음)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래요. 그걸로 돈이 벌린다고.”

김태훈 씨 하루는 48시간인 것 같아요. 비결이 뭔가요. 집중력인가요, 체력인가요. 시간관리 신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잠을 줄이고, 시간을 타이트하게 쓰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차 안에 두세 권 책을 놓고 다니고, 아침에 눈 뜨면 다큐멘터리 한두 편 보고, TV특강도 좀 보고요. 그 와중에도 매일 술도 먹죠.(웃음) 문제는 에너지인 것 같아요. 동기부여가 돼야 하고, 몸 관리도 해야죠. 피곤해도 운동을 하려고 하는 이유가, 몸이 관리되면 쉬는 시간을 좀 줄일 수 있거든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니까 좀 쉬어야 하는데 몸이 좋지 않으면 쉬는 시간이 길어야 해요. 근데 이러다가도 수틀리면 다 안 해요. 누워서 잠만 자요.(웃음)”

 

 

 

연애는 행복하기 위해 하는 거다

 

『랜덤 워크』에 이어 『러브 토크』입니다. 김태훈 씨의 연애 철학, 연애관이라고 한다면 뭘까요?

“왜 연애를 하는지, 왜 사랑을 하는지 물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연애의 목적이 분명해지면 어떻게 연애해야 할지 나오거든요. 전쟁 같은 연애를 하다가, 어느 순간 저에게 물어봤어요. 연애를 왜 하지? 행복해지려고. 연애하는 동안 행복한가? 아니다. 그럼 때려치우자.(웃음) 행복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거에요. 연애나 사랑을 지고지순한 감정이라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랑이 아름다운 까닭은 내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잖아요. 내 삶을 진탕으로 몰아넣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 얘기에요.”

책 속에 실린 칼럼 소재는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평소 남의 사연이나 고민에 귀를 많이 기울이시겠어요.

“방송국 날라온 사연 보면서 제 예전 기억들을 끄집어내기도 하고요. 영화를 보면서도 남녀 간의 심리를 다시 생각해보기도 해요. 가장 중요한 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죠. 사람들은 보통 연애를 끝내고 나면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해요. 이별에 아파하거나,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빠지거나. 그런데 이번 연애가 왜 실패로 끝났는지 생각해보는 과정이 없어요.

 

상처만 부둥켜안고 아파하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같은 패턴의 연애를 반복하는 거죠. 남들을 질타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돌아보니 왜 그렇게 살았을까 싶었어요. 이번 연애는 무엇이 문제였나, 무엇이 아름답던 첫 만남을 너더너덜하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자는 거죠. 연애 초보자들이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쟤가 문제야. 이상한 애를 만났어’ 하는데 시간이 좀 지나보면 알아요. 나도 좀 이상하구나.(웃음)”

‘연애에는 신화가 없다. 핑계만 있을 뿐.’ 책 속에서 환상을 깨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조합니다. 생각해보면, 나쁜 남자 콤플렉스나 마돈나 콤플렉스 등 많은 연애 문제가 잘못된 환상에서 비롯되더라고요.

 “자기 삶의 부족한 부분을 사랑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어요. 사랑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만능열쇠가 되는데, 대부분 이런 문제는 여성들의 판타지에 기인하는 바가 커요. 여자들은 남자들을 사귈 때 이렇게 묻죠. ‘잘해줄 거야?’ 뭘 잘해줘요.(웃음) 연애라는 건 서로 원했던 두 사람이 만나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섹스를 하는 거예요. 노비를 구하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왜 잘해줄 거냐고 물어요. 남자야 그 여자의 환심을 얻기 위해 잘해주겠다고 하죠. 그리고 자기가 갖춘 능력보다 120퍼센트를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그러다 지쳐요. 체력이 떨어지고 돈이 마르고 여러 가지 다른 일에 치이기 시작하면, 여자들은 이야기한다고요. 당신 변했다고. ‘함께 손을 맞잡고 행복한 뭔가를 만들어 가야지’가 아니라 ‘나한테 뭘 해줄 거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생겨요. 연애를 삶의 결핍을 충족시켜주는 일로 생각하게 되면, 마주 앉은 사람을 동등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나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기능적 요소로 여기게 되요. 그러니까 조건을 따지게 되는 거죠. 남는 건 너덜너덜한 관계고요.”


김태훈 씨가 생각하는, 연인들의 가장 큰 판타지는 뭔가요?

“많은 사람이 착각하죠. 저 사람이 변할 거라고. ‘잘해줄게’라는 말은 ‘지금까지는 안 그랬는데 앞으로는 변할게’라는 말이에요. 스무 살이 넘은 사람은 변하지 않아요. 장점을 보고 단점을 살피세요. 장점은 당연히 사랑에 빠질 이유가 될 것이고, 단점을 보고 저걸 끌어안고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해보세요. 그걸 바꾸려고 하는데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게 현실이에요. 저 사람이 변할 거라는 판타지를 갖지 말라는 거죠.”

앞서 말한 내용이 여자들의 판타지라면, 남자들은 연애에 관해 어떤 판타지를 갖고 있나요?

“별로 없어요. 철저히 실용적이죠. 많은 남자들이 그러죠. 이것이 그녀와 자고 싶은 건지, 사랑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그건 시간이 지나보면 알아요. 남자들에게 판타지라면 성적인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죠. 남자들이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가 좋다고들 하지만, 실상은 나 편하게 내버려두는 여자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도 판타지랄까요. 물론 즉각적으로는 예쁜 여자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요. 연애해보시면 알잖아요. 예쁘고 잘생긴 건요. 몇 달 지나면 별 의미 없어요.(웃음)”

 

 

 

“어른이 된다는 건,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

 

결혼이라는 또 다른 관계에 돌입했습니다. 결혼에 대해 이전에는 몰랐으나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다면 뭘까요?

“여러 가지로 참 많이 불편하구나. 불편함이 나를 더 어른으로 만들어주겠구나 싶어요. 아무리 자유롭게 풀어준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매번 무언가 설명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잖아요. 혼자서 마음껏 살았는데 불편해요. 여행을 간다고 하면 허락도 잘해주고, 자기 남편이 어떤 인간인 줄 잘 알기 때문에, 뭘 하겠다고 하면 깔깔거리고 하라고 그래요. 그럼에도 불편함은 존재하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은 세상에 만족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세상에 불평불만 하던 사람들이 세상을 바꿨다고요. 그러니 내 삶의 불편함도 나를 바꿔놓겠구나.(웃음)”

김태훈 씨는, 여자 심리를 너무 잘 알고, 남자 심리를 다 파헤쳐놔서 결혼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웃음)

“우리 와이프는 유형이 없어요. 지금도 탐구 중이에요. 화성이에요. 미개척지야. 재미있어요.

책 속에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잖아요.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도, 여전히 매일매일 서로가 궁금하다는 알콩달콩한 커플이요.

“네. 보고 있으면 뭔 생각하는지 궁금해져요. 참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지난주에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갔는데, 평소에 잔소리 한번 없던 아내가 묻더라고요.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셔?” 그래서 딱 한마디 해줬어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아, 이유가 있구나.” 더는 묻지 않더라고요.(웃음) 저도 이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게 있죠. 아내가 담배 냄새를 되게 싫어해요. 28년을 피운 담배를 끊었어요. 무엇보다 아내가 제 생활을 잘 알잖아요. 새벽부터 일어나 글 써대고, 서재 들어가서 과제하고, 운동하는 걸 보니까 그런 게 일정 정도 신뢰로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은 3분의 2 정도는 이유 없이 (술을) 마시지만요. 하하하.”

이전에는 결혼을 해보라고 하셨잖아요. 해보니까 어떠세요? 꼭 해야 하나요?(웃음)

“하지 말라고 해요.(웃음) 총각 때였다면 하라고 했을 거에요. 늘 언제나 떠나온 곳이 그리워요. 그런데 어른이 된다는 건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거예요. 아이들은 장난감 가게 앞에서 울죠. 그리고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나이 40이 돼서 깨닫는 거 하나는, 내가 바라지만 다 가질 수 없다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해야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생은 끝났어.(웃음) 해보면 알 거에요. 결혼 안 한 사람들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하면 절대 이해하지 못해요.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결혼해보면 알아요. 왜 하지 말랬는지. 그걸 알고 싶으면, 꼭 결혼하세요. 그럼 알게 됩니다.(웃음)”

결혼이라는 일을 여자랑 남자랑 다른 게 느끼는 것 같아요.

“다르죠. 많은 여자가 그래요. 결혼이 여자들에게 손해라고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남자들도 손해를 보는데 차마 그 얘기를 할 수 없을 뿐이죠. 남자들이 ‘너 만나는 바람에 딴 여자 다 못 만나는 상황이야’ 이러면 쓰레기잖아요.(웃음) 그 이야기를 입에 못 올리는 것뿐이죠. 단지 여자는 안정을 추구하고 남자는 자유를 추구하는 게 보통이라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남자도 일정 부분 지불하는 셈이죠. 평생을 벌판을 뛰어다니던 놈이 집에 묶인 거잖아요. 결혼하고 6개월 만에 그랬다니까. 이게 뭘까. 이게 뭐지? 내 야성은 아직도 들판으로 나가라고 하는데.(웃음) 여자들에게는 그저 결혼에 모든 것을 걸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것도 판타지예요.”

 


“납득이 안가니 어떡해? 싸워야지”

 

 

지금 김태훈 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말투나 글투. 평소에도 똑같은가요? 지금의 날카롭고 가차 없이 냉철한 시각은 어떻게 갖게 되었나요? 원래 좀 삐딱하셨어요?(웃음)

“문제아였죠. 고등학교 때 정학을 두 번이나 당했으니까. 재수하고 대학에 가서는 사회 반항아였죠. 운동권이었으니까. 95년에 졸업을 못했어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나와서 좌충우돌 살다가 서른다섯에 회사 사장에게 덤볐다가 잘렸어요. 2008년에 다시 학교에 재입학해서 2009년에 졸업했고, 공부한 거예요. 그러니까 뭔가 아니었던 거야. 우리 20대의 삶은 거의 전쟁터였어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았어. 제가 중앙대 89학번인데 제가 입학한 해 여름방학에 총학생회장이 변사체로 떴어요.

나는 맨날 춤이나 추고 술이나 먹는 날라리였는데, 그 일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국과수 발표로는 단순익사라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너무 맞아서 온몸이 난리가 나 있는 거예요. 납득이 안 가니 어떡해. 싸워야죠.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많이 유해졌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수잔 손택이에요. 그 여인의 혜안이 넘치는 글들이 좋아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약간은 삐딱하게 봐요.”

맨 처음에 글을 쓰셨을 때도 지금과 비슷했나요?

“글과 말이 재미있는 게 평소 생각하지 않는 걸 쓸 수가 없어요. 생각하는 걸 안 쓸 수는 있죠. 그 사람 입에서 나온 것, 글로 나온 건 그 사람의 세계나 마찬가지예요. 혹자는 내가 방송 때문에 작위적인 말투를 쓴다고 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어.(웃음) 글과 말이 시니컬 한 것은 세상과 계속 싸우면서 살았던 DNA들 때문일 거예요. 개인 인생에 대해서는 굉장히 낙관적인데 세상에 대해서는 굉장히 염세적이에요.

 

낙관론이라는 건 ‘다 잘 될 거야’가 아니라, ‘진흙탕에 빠진 인생이 뭐 어떠냐. 한 번이면 끝나는데.’ 이런 거죠. 만약 인생이 영원하다고 하면 진흙탕에 빠진 인생은 힘든 거죠. 영원히 그렇게 살아야 하니까. 언젠가 이 삶을 마치고 갈 텐데 뭘 그렇게 슬퍼하나요. 와이프한테도 얘기했어요. 50까지는 열심히 돈 벌게. 그다음부터는 내 맘대로 살게. 뭐할 건데? 묻길래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때 가서 생각해볼게.(웃음)”

삶엔 낙관주의자. 세계를 볼 땐 염세주의자. 그럼 연애에는 어떤가요?

“연애 참 쓸데없는 일이죠.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비효율성의 극치에요. 그렇지만 연애나 사랑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마흔네 살까지 산 인생을 돌아보면, 필요한 일들이나 쓸 데 있는 일들은 인생을 힘들게 만들었어요. 학교 가기 위해 했던 공부, 돈 벌기 위해 했던 일은 인생을 괴롭혔죠. 언제나 인생은 행복하게 만드는 건 쓸데없는 일이에요.

 

남의 나라 몇 군데 돌아다닌다고 인생에 뭐 도움이 되겠어요. 전공과는 상관없는 소설이나 읽어서 뭘 할 건데? 남자랑 여자랑 만나서 입을 맞추고, 아이를 낳을 것도 아닌데 섹스를 하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행복하잖아.(웃음) 쓸 데 있는 일과 쓸데없는 일의 균형을 어디서 찾아내는가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쓸 데 있는 일보다 쓸데없는 일이 더 많아질 때, 어쩌면 인생은 행복해질 거예요.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살 수 없으니 그 비율이라도 맞춰보자는 거죠. 그래서 사랑을 하라고 하는 거예요. 인생에서 제일 쓸데없는 일이니까 얼마나 재미있겠어.”

지금 하고 있는 가장 쓸데없는 일은 뭔가요?(웃음)

“일 빼고 다 쓸데없는 짓이에요. (웃음) 어제도 새벽 네 시까지 술을 마셨어요. 쓸데없는 농담 하면서 깔깔거리면서. 정말 쓸데없죠. 아침에 속 쓰리고 머리 깨지겠는데, 간밤에는 너무 즐거웠다고.(웃음) 책을 팔기 위해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데 너무 힘들죠. 쓸데없는 일이죠. 그렇지만 즐겁게 하고 있잖아요.(웃음)”

 

 

 

“남과 다르게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남과 다르게 살아가세요”

 

 

 

혹시 연애 카운슬러로서 고민이 있다면 뭘까요?

“이제 정말 일이 되었잖아요. 난 이제 연애를 못하는데 남들 걸 카운셀링을 하다니. 쓸 데 있는 일이 된 거죠. 아, 힘들어지겠구나 싶어요. 제발 부탁인데 싸우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인생의 좋은 날들을 싸우면서 보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이렇게 아름다운 시절에 내 옆에 있는 사람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프리랜서로 10년을 버티셨어요. 비결이 뭡니까?(웃음)

 

“첫 달에 40만 원 벌었나? 그땐 싱글이니까 가능한 삶이었죠. 프리랜서의 관건은 딱 1년이에요. 1년을 버텨서 살아남을 수 있으면, 프리랜서 할 수 있어요. 온전히 자기 힘으로 버텨야죠. 통장에 들어있는 번 돈으로 1년을 버틸 수 있으면 더 갈 수 있어요. 일 주면 정말 열심히 해요. 아버지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려고 해도 얼마나 알랑방귀를 뀌어야 합니까? 근데 남의 돈을 받는 일이니까 얼마나 열심히 해야겠어요.(웃음) 프리랜서의 가장 좋은 점은, 다른 일을 할 때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자유롭죠. 안 좋은 점은 휴가가 없어요. 일용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노는 날이라고 팔자 좋다고 하지만 아니죠. 공치는 날이야. ‘노가다’거든. 비 와서 쉬는 날이죠.(웃음)”

프리랜서의 삶,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남과 다른 길을 개척하는 삶인 셈인데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흥분과 불안이 함께 있을 것 같아요.

“대학교 특강 가면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불안하지 않느냐고. 그 친구들에게 늘 하는 얘기가 있죠. 직장생활 해봐. 안 불안한가.(웃음)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들 하는데, 다들 똑같은 삶을 준비하고 있어요. 토익 공부를 하고 입사 준비를 하고. 서점에 가서 남들이 다 보는 책을 읽고, 남들이 다 보는 영화를 보러 가고, 그러면서 남들과 다르다고 말하는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하죠.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으면, 남과 다르게 살아가라고요. 인생은 어차피 불안한 거예요. 자기 방식대로 가는 거지.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고 안전한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 따위가 어디 있어요.(웃음)

 

제발 부탁하는데 어머니와 선생님 이야기 좀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들은 네가 살 시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철기 시대를 살아가야 할 애들이 석기시대를 살아온 사람에게 조언을 받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니. 스스로 믿고 가라. 멘토 이런 얘기도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자기 삶이 불안하니까 자꾸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을 찾아내려고 하는데, 멘토를 세운다는 건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을 주인 삶겠다는 거예요. 그 사람의 강연을 보고 그 사람의 지식을 습득하고, 가치관을 배우면 좋은 일이지만, 멘토라는 이름으로 그 사람을 내 인생에 묶어버리면 내 생에 우상일 뿐이잖아요. 멘토라는 건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합법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또 다른 음모인지도 몰라요.(웃음)

김태훈 씨 같은 프리랜서의 삶을 동경하는 친구들도 많을 것 같아요. 그 친구들에게 무슨 얘길 해주고 싶습니까?

어디 학교 갔더니, 젊은 친구가, 장래희망이 김태훈 씨처럼 되는 겁니다. 대놓고 뭐라고 했어요. 야, 난 지금 내 인생이 복잡해 죽겠는데 어떻게 내가 꿈이 될 수 있니. 웃기지도 않는다. 나는 내 인생을 어떻게 풀지 몰라서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제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지 마라. 위대한 위인들의 말 중에도 ‘구라’가 많다. 냉정하게 쳐다봐라.(웃음)”

 

 

 

 

마흔에만 가질 수 있는 ‘멋’있는 남자, 되고 싶다

 

에필로그에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잖아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아래 대답은 리얼함을 강조하기 위해 거친 워딩을 그대로 옮겨야겠다.)

“더 멋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여전히 내가 못났다는 걸 확인하면서 살아요. 내가 얼마나 무식했나 깨닫는 그 과정이 좋아요. 짜릿짜릿해요.(웃음) 갖고 싶은 멋은 이런 거예요. 얼마 전에 친구들하고 술을 먹는데 이 녀석들이 식스팩을 만들겠다는 거에요.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한다고 난리를 부리고, 닭고기 가슴살을 쳐먹고 있는 거예요.(좌중 웃음) 저도 운동을 계속해요. 좋아하니까. 암벽도 타고, 복싱도 하고. 그 친구한테 한마디 했어요.

 

“야, 니가 나이가 몇이냐. 마흔 넷이 식스팩을 만든다고 해서, 스무 살짜리 여자애가 너한테 열광할 것 같니? 바보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아이들이 집착하는 몸에, 그 물신화에 너 역시 동참하고 있는 건데, 니 경쟁 상대가 정말 스무 살짜리들이냐. 나이가 마흔네 살이 됐으면 그 조무래기들이 보여줄 수 없는 걸 보여줘. 고작 가진 건 젊다는 것 하나밖에 없는 놈들이 갖지 못한 걸 보여줘야지.

 

그게 인생의 철학일 수도 있고, 경제적 여유나 삶의 혜안일 수도 있잖니. 때로는 머리가 벗겨지고 배가 나오면 어떠니. 남자가 마흔에만 보여줄 수 있는 멋과 카리스마를 보여줘. 미친 듯이 헬스에 닭고기 가슴살… 돌은 거 아니냐? 고작 스무 살짜리하고, 가진 건 몸밖에 없는 애들하고 경쟁하겠다고? 이런 바보. 왜 20대 애들이 몸을 벗어 재끼는 줄 아냐?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좌중 웃음)” 마흔이 넘은 남자의 멋과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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