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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고전-박재희 교수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파인드강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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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인문학/시사/고전/지혜]
박재희 교수
학력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2001~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 원장
~2009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선현의 지혜, 지친 현대인의 비타민이죠"
매일 아침 KBS 1라디오를 통해 시사고전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재희(47) 교수 얘기다. 충청북도 괴산군 감물면 골짜기에서 동네 아이들을 가르쳤던 한 훈장이 그의 삶의 모델이 됐다. 바로 오늘날 그를 있게 한 자신의 할아버지다. 조부 때문에 일찍 한학을 접하고 고전에 눈을 뜬 이 손자는 자연스레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로 입학했고, 인제·원통에서 정훈장교로 군복무를 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장자 논문으로 문학석사, 도가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상우재’에서 인터뷰를 한 박재희 교수,
개량한복을 차려입고 집필 중이었던 그는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내 인생에 취직을 생각해 본 일은 없어요.” 놀라운 말이었다. 박 교수는 오늘날의 이 모습을 미리부터 예측하고 있었나보다.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석·박사 및 유학 등 학업 기간에도 이 길이 자신이 뼈를 묻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으로 한 우물만을 팠다. 마침내 샘 솟았다. 큰 물줄기가 터진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시사고전 강의는 어려운 시절에 더 빛을 내고 있다. 특히 아침에 전쟁터로 나가는 직장인들에게는 그가 들려주는 3분 시사고전이 ‘막 싸워서는 승산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 준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서 잊고 있었던 삶의 원칙을 반추하게 하며, 다시 삶을 큰 틀에서 생각하게 한다. 이는 각자 고단한 삶의 늪에서 한발 빼도록 도와준다. ‘아하! 내가 이걸 잊고 있었구나!’라며 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이것이 그를 출근길 전국구 라디오 스타로 만들어 준 비결이다.
◆컨버팅 능력의 대가(大家)
박 교수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컨버팅(converting) 능력을 꼽았다. 좁게는 20년, 넓게는 30년을 공부한 동양고전을 오늘날 현대인들의 입맛에 딱 맞게 바꿔 식탁에 올려놓는 해석능력과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기에 시사고전에 관한 한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달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
이런 능력은 KBS 1라디오를 통해 제주도, 울릉도까지 전국으로 전파를 타고 날아가면서 그의 명성도 높아지고 있다. 아침에 3분 듣는 이 교훈은 책으로 엮어져 ‘3분 고전’ 1편이 출간된 데 이어 올해 2, 3, 4편이 잇따라 발간될 예정이다. 그의 손자병법 가르침도 명품 강의로 알려지면서 ‘손자병법과 리더십’이란 제목으로 책을 낸다고 한다. 또 사마천의 ‘사기’를 현대인이 구미가 당기도록 해석해 책으로 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자가 그의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도 사마천의 ‘사기’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로운 창조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바빠졌지만 마음가짐이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그는 세상이 알아주니 좋지만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라고 했다. 유명세를 탔다고 해서 특별한 자리에 대한 욕심도 없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자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그리고 명강사이자 명라디오 진행자로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아! 한 가지 욕심이 있습니다. 지난번에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이들 시·군·구에 박재희 서당을 하나씩 만들어 저의 제자들이 훈장으로 나서서 시사고전을 남녀노소 누구나에게나 가르치고 싶습니다. 5년이나 10년 뒤쯤 될까요?”
그는 한국학의 본고장인 대구경북에 존경을 보내면서도 쓴소리를 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인문학의 메카입니다. 퇴계학부터 기호학까지 영남학파의 근간을 이뤘죠. 전 아직도 영주 소수서원에서 옛 선비 복장으로 CEO들과 함께 1박 2일 특강을 합니다. 안동 하회마을
도 자주 들르고요. 하지만 대구경북이 옛것을 그대로 지키는데 고집하기보다 지금 시대에 맞게끔 재해석하고, 전 국민을 이곳으로 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회의장부터 촌부까지
박 교수의 라디오 시사고전은 전국적으로 파급 효과가 있다. 5선 이상의 유명 정치인도 그의 탁월한 시사고전을 듣고, 비서실을 통해 전화를 해 이런 방향으로 한 번 인용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온다. 그는 숨은 의미까지 더해 이렇게 국민들에게 전해주면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한다. 정치인들에게도 그는 인기 스타인 셈이다.
필부필부(匹夫匹婦)나 비구니에게도 마찬가지. 경기도 양평의 한 촌부는 매일 아침 방송을 듣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며 박 교수의 ‘3분 고전’ 책을 한 권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써 보낸다. 그는 돈을 받지 않고 책을 보내준다. 박 교수에게도 이 촌부는 보람이자 즐거움이다. 전북 임실군의 한 산사에서도 감사의 편지가 날아온다. 비구니가 절에서 듣는 이 시사고전이 가슴에 와 닿으며 수행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지니 고전에서 배우는 원칙적인 이야기들에 다시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게 아닐까요? 이와 더불어 저만의 구수한 노인 판소리 어투도 이 라디오 시사고전을 감칠맛 나게 해주는 감초가 되는 것 같습니다. KBS 담당 PD가 처음엔 ‘하야~’ ‘하여~’라는 제 말투가 어색했는데, 지금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특허 목소리라고 칭찬을 합니다.”
그의 보람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고 CEO에게까지 그의 강의는 특효약이다. 의사보다 그의 말 한마디에 더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인다.
박 교수가 훈장으로 있는 그의 상우재생회 학반에는 김&장 법률사무소 김병일 상임고문을 비롯해 GS칼텍스 강송구 전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강문현 부대표, 한국가스기술공사 김칠환 사장, 이노디스 권영민 대표, 농심 신동원 부회장, 현대오일뱅크 신방호 부사장 등 법률 및 재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그의 사무실 이름이기도 한 상우재의 뜻은 ‘숭상할 상에 벗 우’자를 써, 옛 선현들의 생각을 벗삼아 만나고 현대적으로 교류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를 만나면서 도울 김용옥 선생이 떠올라 물어보자, “동양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은 대단한 분”이라며 “저 역시 마찬가지이겠지만 자신의 스타일대로 동양학을 풀어놓으며 이 시대에 맞는 자양분을 뽑아낸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강연후기 : 12. 민족문화콘텐츠 연구소 박재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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