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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작가 임경선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본문

강사님과/스타강사/유명강사

칼럼니스트/작가 임경선 - [특강/강사섭외/유명인/명사]

파인드강사 2013. 2. 14. 15:12

강사섭외/기업특강/명사섭외/유명인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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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랑,결혼,청춘,성장,자신감,여성,가족]

 

 

 

 

 

임경선/ 사랑을 이야기 하는 칼럼니스트

출생: 1972년 1월 27일

서강대학교 정치학 학사, 도쿄대학교 정치학

방송출연 :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SBS김제동의 황금 나침판,

MBC라디오 김C 스타일 외 다수

칼럼연재 : 메트로 신문<캣 우먼> 연재중

스포츠 서울 <임경선의 연애시대>

스포츠 서울 <으랏차차 워킹우먼>

한겨레21<무면허 인간해부>

한겨레21 <노땡큐>

마리끌레르 <러브토크>

일간스포츠 <러브패러독스>

FARBE :연애칼럼

 

 

 

 

 

 

 

 

 

 

 

메트로 모놀로그 120604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난 한 주는 아마도 올해 들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주가 아닐까 싶다. 쓰고 있던 책 원고를 탈고했고 예기치 않은 인간관계 트러블이 있었다. 쉽게 말해 몸도 탈진되어 힘든데 마음마저 상처와 자학으로 힘들었다.

그러나 축 처져 병원에서 울먹이며 수액을 맞고 있어도 과거와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이 모든 것은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십 년 가까이 살다 보면, 삶의 고통스런 상황은 대개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나아지거나 혹은 가끔 내가 적응되고 만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든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게 그 시간이란 일주일 남짓이라는 것도 안다. 일주일이면 상처를 주거나 받았던 사람의 잔상은 더 이상 내 이마 위에 붙어 다니지도 않고, 몸도 여러 인위적인 방법도 동원하다 보면 어느새 본래대로 돌아가 있다. 그러니까 고통의 극심한 지점에서 정확히 일주일쯤 지나면 나는 꽤 안온한 현실로 돌아가리라는 거만한 확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의, 고통이 점점 사라지는, 낫는 그 느낌을 제법 만끽하면서 말이다.

누울 자리가 있다 보면 몸을 뻗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인지, 때로는 이건 시간이 다 해결해줄 거야라는 긍정적인 메시지이기 전에 내가 그 고통들을 괄시하고 있다는 생각들도 든다. 사람의 몸이든 마음이든 관계든 무너지면 거기가 되레 시작지점이고 거기서부터 정성을 들여 수리하는 마음을 가져야 정말 내 것이 되는데, 인간관계를 모질게 딱 잘라내 버려도 일주일이면 망각할 수 있고, 몸을 상하게 한들 일주일이면 애초에 원인제공을 한 생활태도의 문제를 등한시하니, 점점 이 편리한 자가치유시스템은 자기기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질도 급하거니와 너무 바쁘니 일일이 멈춰 서서 정밀진단을 못 내리는 것일까? 대청소는 안 하고 눈에 보이는 먼지만 청소하는 꼴이다. 이러다가 해결 못한 나의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나 딜레마 같은 것은 더 이상 직면할 일이 없으니 속 편하기 보다 조금 걱정되는 일이다.

/임경선(칼럼니스트)

★ 임경선 작가 칼럼 더보기 >>> http://www.catwoman.pe.kr/xe/COLUMNS

 

 

 

"당사자가 아닌 제 3자 입장에서 살펴보니 갈등의 핵심이 보이더라고요. 연애를 비롯해 인생의 모든 꼬임은 결국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건데 남 탓만 하니까 불행할 수 밖에요."


연애에 임하는 태도에서 그 사람의 인생관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성과의 만남도 계산적으로 접근하던데 당장은 현명한 행동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심을 다하지 않는 인간관계에선 아무것도 얻을 수 없죠.

진정한 사랑을 하다 보면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두려워 말아야 합니다."


임씨는 "희로애락의 압축판인 연애야말로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성장통"이라며

"'초식남' '건어물녀'처럼 연애를 기피하고 귀찮아하는 20대가 많아지는 것은 성장하길 거부하는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임씨는 돈이 없어서 결혼은커녕 연애할 엄두도 못 낸다는 청춘들에게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꼭 남들이 짜준 데이트코스를 따라야 할 필요가 있나요.

돈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으로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죠."

 

"여자의 인생은 엄마의 인생만 있는 게 아니에요” -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 글 | 김정희(편집장)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엄마 여자 사람" 이야기

여자의 인생은 엄마의 인생만 있는 게 아니에요. 한쪽에만 쏟아 붓는 건 너무 아까워요. 인간으로서 자원이. 여기 가지에서 충분히 충족되지 않을까. 아이가 너무 아프거나 하지 않는 한 과잉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체력이 안 좋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편안할 수 있을까? 다른 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이와의 삶도 중요하지만, 또 그게 즐거우려면 다른 삶도 즐거워야 해요. 이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소재나 장르나 분량을 막론하고 그녀가 쓴 글은, 비슷한 점이 있었다. 연애 칼럼을 모은 『러브 패러독스』든, 진로, 가치관, 부모 관계, 남녀 문제 등등 다양한 고민 거리에 대하여 조언을 하는 상담 연재 칼럼 ‘임경선의 이기적인 상담실’이든, 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든, 올 여름에 나온 그의 첫 에세이 『엄마와 연애할 때』든 그녀가 쓴 글에는 똑같이 어떤 일관성이 느껴졌는데, 필자는 그것을 그녀의 균형 감각이라고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균형’이란 어느 한 쪽이 치우침이 없는 고른 상태를 의미하는데, ‘객관’과 이웃해 단어라 할 수 있다. 치우침 없이 고르게 상황을 바라보고 인식하려면, 어떤 거리를 획득하여 그 상황이 처해지고 관계된 다양한 입장들을 두루 헤아려야 할 텐데, 그 모습이 객관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객관은 주관보다 이성적이고, 그래서 대개는 서늘하고 때로는 차갑다. 하지만 우리가 영문 없이 맞닥뜨리게 된 정체 모를 상황과 감정의 실체에 최대한 근접하게 한다는 미덕을 지닌 것이 객관이며, 이런 이유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감각이 균형 감각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감각은 확보하기가 꽤 어렵다. 여러 지점을 헤아리기 위해서는, 그 여러 지점을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의 지적 능력도 있어야 하고, 거기까지 마음이 미치는 인성도 있어야 한다. 두루 파악한 것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통찰력도 있어야 한다.

균형 감각 예찬을 하다 이야기가 살짝 옆으로 샜는데, 이 자리를 빌어 얘기하고 싶은 것은 임경선이라는 작가는 균형감각이 있다는 점이다. 본인의 균형감각에 대해서 임경선 작가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중심이 잡혀 있다는 얘기를 듣는데, 의도한 건 아니고 저는 모든 측면에 있어서 회색주의적인 부분이 있어요. 항상 중간에 있는…, 태도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고착되는 것에 굉장히 숨막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계속 유동적이고 흔들리는 가운데 가지게 되는 안정감이 좋아요. 제 자신이 예측 가능하게 안정되어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건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솔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기본적으로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모든 것에서 관조하는 입장이 바탕이 돼서, 개인과 개인, 개체와 개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거리가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중간자 입장으로서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그녀의 균형감각은 최근에 펴낸 에세이 『엄마와 연애할 때』에서 가장 극대화하여 드러나는데,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여자가 처해져 있는 다양한 국면들과, 그 국면에서 비롯된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감정들이 ‘균형’있게 펼쳐져 있다.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은 엄마, 여자, 사람 이 세 가지일 텐데, 이 세 개의 정체성에서 비롯되는 생각과 감정은 시시때때로 충돌한다.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자신의 직업적인 일에 쓰고 싶다는 마음(사람으로서의), 거기에서 빚어지는 엄마로서의 죄책감.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은 왜 대부분 나에게 지워졌다는 것에 대한 원망(여자로서의)…..

문제는 한 사람이 매일 매일 겪는 ‘엄마, 여자, 사람’ 이 정체성에서 야기되는 마음과 갈등, 그 혼란함을 한 권의 책에서 균형 있게 헤아리고, 결과적으로 엄마도, 여자도, 사람도 서운함 없이 다독거린 책을, 적어도 필자는 지금까지 찾아보지 못했다는 것! 어떤 책은 현명한 모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어떤 책은 일하는 여자의 성공을 예찬하지만, 그 여자가 엄마로서 가져야 했었을 번민과 갈등은 언급하지 않는다. “엄마, 여자, 사람” 중 어느 한 지점만이 크게 부각된 책은 아마, 그 지점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주기 위하여 일부러 편집하고 강조하고 필요 없는 것은 잘라내고, 그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임경선 작가의 『엄마와 연애할 때』는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나 인상을 주기 위해 일부러 어떤 노력도 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편하게, 훌훌 써 내려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아요. 너무 쉽게 썼어요. 편안하게. 감정 있는 그대로. 제 자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첫 책이잖아요. 자기 얘기하는데 힘들면 안될 거 같아요. 그 작업 자체가 자기 얘기하는 것인데, 힘들고 괴로우면 그걸 왜 써요? 즐겁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재미있어야 되고, 또 쓰는 것에서 막히면 뭔가 거짓말을 하려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잘 써봤자 그런 접근이라면 읽는 사람도 막히게 되지 않을까…. 술술술 쓰고 술술 읽는 재미가 에세이지, 작위적으로 장치하고 괜히 재치있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녀의 말마따나, 술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는 에세이 『엄마와 연애할 때』를 펴낸 임경선 작가를 만났다. 옥수동에 있는 카페에서의 만남이었다. 그녀의 책 만큼이나 재밌기로 소문난 그녀의 트위터(@slowgoodbye)를 통해, 체력 저하로 인한 링겔 투혼 소식을 간간히 접했기 때문에 먼저 건강을 주제로 대화는 시작되었다.

체력은 회복이 되었나요?

아무래도 지금은 낫죠. 한창 썼을 때보다는. 6월, 7월 초까지 바빴죠. 트위터에 욕도 하고 그랬잖아요.

작년 여름에 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내셨잖아요. 이후 1년 동안 어땠나요? 변화가 있었나요?

지난 번 책이 반응이 좋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심리적으로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책을 준비했어요. 쫓기지 않는 마음이 처음 드는 느낌? 속된 말로 팔린다는 건 격려 차원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인세 수입이라는 건 피부에 와 닿지 않아요. 그걸로 뭘 할 것도 아니고 단지 진짜 자신감을 주는 그런 차원? 그 가치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만약 인세 수입만 있다면 굉장히 비장해져서 힘들 수 있는데 저는 일상 연재 칼럼에서 한달 수입을 뽑거든요. 단행본과 칼럼을 동시에 진행하니까 더 힘든 면이 있는데, 그럼에도 기본 밥벌이를 한다는 걸 깔고 가는 게 저한테는 심리적인 균형감을 주는 것 같아요.

 

칼럼 연재는 몇 개 하세요?

다섯 개 해요. 주 마감인 게 세 개. 월간지 하나. 격주 하나. 주제 자체가 힘든 주제가 아니고 재미있어요.

 

어린이집 알림장 교환일기로 시작했어요.

 

책 표지에 쓰인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왔어요. 전창윤 씨라는 분이 찍으셨는데, 어떤 분이세요?

회사 다니는 프로그래머에요.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영정사진 찍어드리는 봉사활동을 하는 남자 후배에요. 그냥 프로필 사진 찍으러 갔었는데 비가 개이고 햇살이 들어오면서 채도가 좋았어요. 편안하게 해주고 계속 누나 예쁘다, 좋아해 이런 말을 계속 해주는 거예요. 기분 좋을 때 찍어서 표정이 잘 나온 것 같아요.

『엄마와 연애할 때』에 게재된 글은 어떻게 쓰시게 되었어요?

제가 제 홈페이지에 윤서 이야기라고 해서 아기 태어난 이후부터 간간히 근황 보고 식으로 짧게 짧게 글을 올렸었어요. 그러다가 애가 어린이집 다니게 되면서, 뭔가 남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어린이집에 아이 보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알림장이 있고 거기에 선생님이 그날 있었던 일 쓰는 칸이 있고 학부모가 쓰는 칸이 있거든요. 선생님께서 이런 저런 얘기를 쓰시는데, 학부모 칸이 있으니까 엄마들이 당연히 쓰는 칸이라고 생각해서, 선생님과 교환일기처럼 썼어요. 선생님께서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윤서가 집에서 어땠는지, 재미있는 헤프닝이나 새로운 발견을 썼어요. 알고 보니까 그걸 쓴 게 저 밖에 없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께서 제 글을 기다리시더라고요. 나중에 보니까 그 글이 좋은 재료가 되더라고요.

 

사실은 책으로 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만 3살 정도 지나면 아이들이 말문이 터지거든요. 동시에 저에게 있었던 선천적 모성 호르몬이 싹 없어져요. 멘탈이 아기 낳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요. 그러다 보니까 애를 바라보는 눈이 실용적이 되는 측면이 있어요. 그게 아쉽더라구요. 애가 아직 말문이 안 터지고 소통이 안될 때는 내가 애 마음을 상상하고, 혼자 괜히 애틋해하고, 미안해하면서 감정적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초기 육아 시절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 아닌가. 엄마들이 혼자만 애달파 하거나 착각하고 뿌듯해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내가 돌아보니 나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고, 그때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 태어나서 첫 삼 년. 그 시기는 뭔가 박제를 해놔야겠다, 무언가로든! 사람들이 왜 육아서적을 낼 때, 첫 삼 년에 관련된 시기만을 이야기하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왜 그 이후의 책은 없지,싶었는데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어요.

 

 

이미 엄마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무리를 하고 있어요.

 

특히 일하는 엄마들이 공감을 하시는 부분이 「엄마의 죄의식」 꼭지가 아닌가 싶어요.

 

 

“엄마는 편하고 즐거우면 죄의식을 느껴야만
‘비양심’’무개념’에서 벗어나는 것일까.
왜 엄마는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하면 안되는가.
왜 엄마는 자기 시간을 가지면 안 되나.
왜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되나. 가사일을 제대로 꼼꼼히 못한다고,
남편보다 집에 늦게 들어간다고, 애를 남의 손에 맡긴다고,
애랑 충분히 못 놀아준다고 왜 죄의식을 가져야 하는 걸까.”
(p.99)

 

 

여러 가지 상황이 굉장히 많은데 제가 피하려고 했던 것은, 죄의식과 이기심이 양쪽 저울이라고 한다면 너무 한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었어요. 동전의 양면인 것 같아요. 이 진폭이랄까? 이랬다 저랬다,하는 게 사실은 모든 엄마들의 기본 감정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모든 것이 양극화되어 있듯이 이쪽에서도 모성을 찬양하면서 죄의식을 정당화하거나 공고히 하는 역할로 삼거나, 아예 타인에게 육아를 맡기는 식으로 돈으로 해결하는 측면 즉 돈으로 매개체로 해서 좋은 육아를 하는 일처럼 여기거나, 극단적인 것 같아요.

 

두 접근 자체가 저랑은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두 개의 담론 자체가 조금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은 둘 다 같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거리를 두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적당히 귀는 닫아두고, 합리적인 타협이랄까? 왜냐하면 합리적인 타협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 이전에 이미 아이를 낳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리를 하고 있는 거예요. 쉽게 말아서 거기서부터 희생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단지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를 받느냐가 다른 것뿐이지 이미 엄마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무리를 하고 있어요.

 

여자의 인생은 엄마의 인생만 있는 게 아니에요. 한쪽에만 쏟아 붓는 건 너무 아까워요. 인간으로서 자원이. 여기 가지에서 충분히 충족되지 않을까. 아이가 너무 아프거나 하지 않는 한 과잉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체력이 안 좋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편안할 수 있을까? 다른 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이와의 삶도 중요하지만, 또 그게 즐거우려면 다른 삶도 즐거워야 해요. 이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이기심이라는 것 자체도 저마다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거예요. 저도 한때는 입주 가사도우미 써서 애를 아예 아주머니한테 맡기고 내 일만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게 또 100% 편하나?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건 또 거기에 따르는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편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윤서 태어난 지 백여 일만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섭외가 들어와서 3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밤 12시에 여의도로 외출하셨잖아요. 늦은 밤에 외출하는 마음이 어떠셨나요?

좋았죠. 아주 좋았죠.(웃음) 집에 남아있는 사람이 아빠가 아니라 동네 사는 후배라든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 땐 마음이 무거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떠나면 잊죠. 오히려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이 더 걱정해줬던 것 같아요.

 

 

 

이 책은 따님 얘기만이 아니라 작가님 어머니의 이야기도 있잖아요. 작가 님 어머니 이야기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건가요?

처음에 저의 엄마 얘기는 생각도 안 했어요. 그런데 요소요소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거든요. 내가 왜 윤서한테 이런 행동을 하는지가 엄마한테 힌트를 얻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내가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내가 엄마한테 섭섭해했던 부분이 꼭 안 좋은 쪽으로만 볼 게 아니구나,하고 자기 합리화가 되는 부분도 있구요. 돌아가신 어머니한테 제일 서운했던 게, 호들갑스럽게 칭찬은 일정 안 하셨어요. 삼남매인데 셋 다 공부도 괜찮게 하고 속도 썩이지 않고 괜찮았는데, ‘어 그러냐?’하고 표정만 살짝 흡족해만하셨죠. 잔정이랄까…, 한국 엄마 특유의 정겨운 호들갑 없이 진짜 그 시대의 엄마상과는 다른 타입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한테는, 다른 형제들도 비슷하겠지만, 셋 다 인정욕구가 강해요. 표출방식도 다르고요. 저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남달리 강한 게 아닌가 스스로를 평가해요.

 

글 쓰는 일을 할 때 독자들한테 그 모자랐던 충족감이 보상이 되고 역으로 아이를 대할 때는, 제가 소위 말하는 드라이, 건조한 부분을 쏙 빼고 말하려고 해요. 저의 엄마가 감정적으로 공유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솔루션 같이 얘기하는 엄마였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는 먼저 감정 공유를 해줘야겠다, 아이한테 립서비스를 더 많이 해줘야겠다는 부분은 제가 의식하는 부분이에요. 그 부분을 같이 채워줘야겠다고 유념하고 있어요.

 

'엄마 여자'는 섹시하다

 

「친구 사귀는 건 참 어려운 일이야」 꼭지도 마음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다른 이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고 싶어서 무리하며 노력하는 성향이 있으셨는데, 차라리 상대와 문제를 일으키는 쪽으로 전향을 하셨더라구요.

하기 싫은 걸, 남들에게 미움 받을까 봐 하고서 힘들어하기보다는 그냥 ‘싫어요’ 하는 거죠. 남들이 욕하든 말든. 삼십 대 넘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직장을 그만 두면서 그런 구속에서 편해진 부분이 있구요. 사람이 스트레스를 안받기 시작하면 점점 더 무리하는 일을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더 무리하는 게 싫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조직생활 할 때는 서로서로 무리해가면서 맞춰가는 게 체질화 되었던 게 사적 관계에서도 그랬는데, 지금은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거의 없게 되었어요. 이 직업의 장점 중에 하나이기도 하지만 더 자연스럽게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거절도 더 잘하게 되고.

「슬픈 젖가슴」에서는 모유 수유하는 에피소드를 ‘카우우먼’으로 승화시켜 특히 남성 독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셨습니다.

제 스스로 보기에도 너무 웃기니까! 자기 자신을 희화화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그게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거워요. 그 자체로 부끄러운 게 아니라, 좋은 느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머로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머 감각 없이 엄마 일을 하는 건 너무 고통스럽고 재미가 없어요. 어느 순간 엄마라는 직업이 너무 비장해지거나 칙칙해지거나 너무 섹시하지가 않은 거에요. 그 자체 개념이…. 엄마라는 것이 약간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고 뭉클한 부분도 있고 섹시한 부분도 있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는데, ‘모성은 숭고해’나 ‘엄마 되는 건 두려운 거야.’ , 이렇게 양극단으로 치달아 있으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더라고요.

엄마가 섹시할 땐 언제인 것 같으세요

미국에서는 섹시 마마라고 그러잖아요. 그 마마가 엄마란 뜻은 아니지만, 한 꺼풀 벗겨낸 여자의 어떤 것. 엄마가 되면 사랑이라는 개념을 품는 앵글이 조금 더 입체적이 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사랑할 때 품는 느낌 있잖아요. 그게 정말 입체적이고 다양한 식으로 표출되는 것 같아요. 연민일 수도 있고, 너그럽다고 할까. 품는다는 느낌. 그건 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느낌이거든요. 모성을 정면으로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여자에게 느껴지는 펑키함이 있어요. 엄마라는 걸 겪어서 거꾸로 더 좁아질 수도 있어요. 그건 자기자신에게 규율이나 통제를 줘서 좁혀간 거고, 엄마라는 새로운 국면을 경험하면 인간 자체가 트여버릴 수 있어요. 개방될 수 있다면, 그건 엄마 자체가 좋은 의미에서 매력적이고 섹시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가능성을 품을 수 있고 많은 것들을 연민의 눈으로 볼 수 있고. 쉽게 까칠해 질 수 있는 좋은 의미의 인내심. 그리고 더 잘만 풀린다면 마음 속에 사랑 세포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애기를 안 가져보신 분에게는 실례가 될 수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런 것 같아요.

 

거리낌 없는 연애?

 

아버님이 외교관이셔서 스무살 이전을 외국에서 보내셨잖아요. 한국에 있는 대학을 지원해서 오셨는데, 그렇게 하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한국 대학에 오고 싶었어요. 그냥요. 한국 대학 다니고 싶었고, 그 때는 치기 어리게도 한국이 좋은 나라가 되게끔 이바지하고 싶었어요. 정치학과 들어갔잖아요. 청소년 시기에 외국어 공부하느라고 너무 질려 했는데 우리나라 국력을 외국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잖아요. 당시에는 한국이 외국에서 완전 존재감 없었거든요. 그런 것에 속이 상했고, 한국이 좀더 그럴싸한 나라가 되게끔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외국물 먹었다고 주변에서 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았나요?

저는 워낙 남자애들이 많은 과를 다녔고, 처음 다녔을 때는, 된장찌개 먹을 수 있냐고 챙겨 주고.. <건축학개론>의 수지였달까?(웃음) 외국물 먹은 게 좀 다른 식으로 표출이 된 것 같아요. 참 솔직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고, 지금도 많이 들어요.. 유희열 씨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애들은 직접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다르다는 거예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느끼는 대로 말한대요. 그 말투를 듣고 있으면 얘가 외국에서 오래 살았구나,라고 알게 된대요. 거리낌없이 얘기를 해도 자기에게 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믿는 천진난만함? 또 다른 게 있다면 거리낌 없는 연애?(웃음)

 

 

자기 주제를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날 그녀들이』 이후, 작가로서의 입지가 좀 더 확대된 느낌을 받습니다. 그 전에는 연애 전문 칼럼니스트라는 아이덴티티가 강했다면 이제는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 글 쓰는 사람으로서 장래에 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에세이 쓰면서 느꼈는데, 그 전에 소설집을 하나 써봤다는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소설이라는 장르에 접근해봤다는 것이 글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자율성이라든지 유연성이 훨씬 늘었다는 게 느껴졌어요. 날아다니듯이 쓸 수 있구나! 그게 좋았고. 가까운 시일에 장편소설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야한다는 생각도 들구요.

 

이 책은 느낌이 와서 확 쓴 거거든요. 그래서 그 시기의 나에게 가장 맞는 글의 종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쓰면서도 즐거우면 남들도 재미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거기에 부합하는 걸 써야지, 목적지향적으로 쓰고 싶진 않아요.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걸 조율해가면서…. 하지만 동시에 실력은 조금씩은 늘어가야겠죠. 그걸 감안하면서 유연하게 나아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머리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아 이거 쓰는 게 맞겠구나 하는 게 있던 것 같아요. 제가 독자들과 양방향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환경이 던져주는 이슈 같은 걸 잡아내는 것도, 물론 제가 마케터를 오래 해서겠지만, 자연스럽게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거 물꼬를 하나 터주고 싶다 하면 그런 걸 쓸 수도 있는 거고. 기존에 없던 형식의 글을 항상 쓰고 싶어요. 주제가 됐든 형식이 됐든, 어쨌든! 항상 조금이라도 어떤 형식으로라도 새로운 접근을 했다는 평을 듣고 싶어요.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사람에게 작가님은 모범적인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담이 많이 들어와요. 자기 주제를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유행 타는 주제는 절대 안돼요. 지금 그게 유행을 타고 유행이 끝나더라도 계속 자기가 글을 쓸 수 있어야 주제가 되는 거지. 칼럼 쓰는 사람은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전혀 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주제를 확고히 가지면서도, 외연 넓히기를 창의적으로 해야 되요. 그리고 꾸준히 해야 하구요. 이건 안정성의 보장이 조금도 없기 때문에 미래의 보장성을 생각해서는 정말 안될 것 같아요. 저도 한동안 회사일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기반하에 쓰고 싶은 글을 썼거든요. 글쟁이에 관한 처우도 많이 개선되어야 하구요. 개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글쟁이들이 해야 하는 거예요. 아무도 나서서 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친구 사귀는 건 참 어려운 일이야」 꼭지 마지막 부분이, 위로가 많이 되더라고요.

저는 딸에게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이래야만 한다기보다는, 그래 정말 그렇지 않니?하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내가 인맥관리를 잘하고 이런 게 아니잖아요.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 서러움? 섭섭합? 그런 것들이 그 자체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연애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거, 고통, 상처, 그런 거 느끼는 거 너무 좋아요. 그런 걸 느껴야 남의 아픔도 알고, 공감 능력도 생기고 또 사람이 항상 그런 날만 있는 거 아니니까. 구름 낀 날이 있어야 햇볕 날 때 기쁨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괜찮다고 무조건 토닥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데 언젠가는 개일 거야. 딱 그 정도의 희망? 딱 좋은 것 같아요.

 

 

 

<“윤서야, 엄마는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냥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진 조금 버겁더라도 참으렴.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 하루빨리 사귀어야 한다는 강박감만 안 가져도 숨통이 트일 것 같구나. 그리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마음에 들면 사귀고, 그게 아니면 혼자서 지내는 것을 선택해도 된단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조금씩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니까.
기쁨을 주었던 친구가 어느새 슬픔과 고통을 주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 조금만 더 관대해지기로 하자. 아무리 버겁고 힘들어도 남는 건 사람밖에 없으니까.”(p.155) >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저 | 마음산책

칼럼니스트로 매일 독자를 찾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상담 메일을 받는 임경선. 이 시대 기혼 여성의 통례를 살짝 벗어난 이미지의 그녀라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남다르지 않을까? 임경선의 글맛, 인간적인 매력은 무엇보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솔직한 데 있다. 싱글 여성들이라면 ‘나도 결혼하고 아이 낳을 수 있겠구나’ 하고 용기를 낼 이야기, 20~40대의 대한민국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그러나 누구도 솔직하게 말하기를 주저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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